오늘의 묵상 : 우리가 불을 명하여 저들을 멸하리이까?(굳은 결심, 누가복음 9:51-62)
예수께서 승천하실 기약이 차가 매 예루살렘을 향하여 올라가기로 굳게 결심하시고, 사자들을 앞서 보내시매 그들이 가서 예수를 위하여 준비하려고 사마리아인의 한 마을에 들어갔더니, 예수께서 예루살렘을 향하여 가시기 때문에 그들이 받아들이지 아니하는지라, 제자 야고보와 요한이 이를 보고 이르되 주여 우리가 불을 명하여 하늘로부터 내려 저들을 멸하라 하기를 원하시나이까. 예수께서 돌아보시며 꾸짖으시고 함께 다른 마을에 가시니라(누가복음 9:21-56)
기억이 정확하지 못하여 한홍구 교수와 관련한 자료를 검색했지만 끝내 찾을 수 없었던 말이 있습니다. 한국교회 목사들 중 일부가 전쟁통에 좌익들을 당국에 고발해 처형을 하는데 직접 나섰다는 말이었습니다. 공산주의는 종교를 아편이라고 하면서 죄악시하고 탄압을 하였습니다. 북한에서 목회 활동을 했던 많은 목사님들이 고통을 받았을 것이고, 전쟁이 터지자 남한으로 대거 피난을 하셨을 것으로 짐작이 됩니다. 전쟁통에 북한 당국에 의해 학살된 종교인의 가족들도 부지기수였을 것입니다. 다시 옛 목회의 땅으로 돌아갈 수 없다는 현실에 좌절하고, 가족의 죽음에 원한이 사무치지 않는다면 인간이 아닐 것입니다. 예수님은 사람의 손에 의해 넘겨지실 것을 알면서도 우리들의 구원을 위하여 예루살렘으로 고난과 죽음을 받으러 가셨습니다. 그런 예수님이 가는 길에 사마리아인의 마을을 지나가려고 하는데, 사마리아인들이 자기들과 원수지간인 유대인의 땅인 예루살렘으로 가는 예수님을 거부합니다. 그러자 제자 야고보와 요한이 이들을 보복하려고 합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이를 허락하지 않으시고 오히려 꾸짖어셨습니다.
전쟁통에 당한 박해로 인한 상처는 보복심으로 덧나게 됩니다. 인간들이란 본래 죄성을 가지고 있기에 더욱 그렇습니다. 인간의 죄성을 기본으로 상정하는 기독교에서는 이 죄성을 예수님이 구원하셔서 하나님에게 버림받은 신세를 회복하여 하나님과 다시 교제를 하게 되었다고 설명합니다. 그렇지만 본성이 그리 쉬이 바뀌지는 않습니다. 불교에서는 이를 까르마라고 하며 습관이라고 번역하기도 합니다. 죄성이든 까르마든 악습이든 이것들은 극복의 대상이고 용서의 대상입니다. 그렇게 가르치는 목사들이 좌익이라며 당국에 고발하여 학살을 적극적으로 도운 행위는 옹호할 수 있는 일이 아닙니다. 하나님이 죄악시하는 행위를 복수심이거나 체제 보호라거나 교회 보호 어떤 명분을 씌워도 이는 허울입니다. 자기 마음의 상처가 보복심으로 덧나고 이를 고치지 못한 채 사고를 친 것이라고 봅니다. 야고보와 요한의 복수심을 예수님이 저지하지 않으셨다면 우리는 성경에서 불공격을 받은 소돔과 고모라를 사마리아 땅에서도 보았을 것입니다. 우리는 소돔과 고모라의 고통을 이미 내전 중에 겪었고요. 이런 고통은 항상 일반 신도에 의해 일어나지 않습니다. 지도자 같지 않은 지도자가 만들어내는 고통이지요.
‘내가 예수님 편에 있다는 이유로 반대하는 자들을 죽이려 한다면, 그 순간 나도 예수님의 반대편에 서는 것임을 명심해야 합니다’ 매일성경에 나오는 설명글입니다. 독재권력에는 꼼짝도 못 하던 목사들이, 아니 물고 빨아대던 목사들이, 민주정부가 들어서면 언론자유를 구가하며, 북한과 한통속이라거나, 좌익정권이라며 ‘아멘’하라고 신도들을 강요하는 모습에서 저는 앞에서 든 한홍구 교수의 말이 자꾸 생각납니다. 다만 바람이 있다면 제가 기억한 한 교수의 말이 기억의 착오로 제가 잘못 기억한 것이기를 바랄 뿐입니다.
전쟁통에 박해를 당한 모든 분들의 마음이 다둑여지고, 아픔의 딱지가 떨어져 더 이상 고통을 겪지 않길 바라봅니다. 그리고 같은 고통이 두 번 다시 이 땅에서 일어나지 않길 기도합니다. 항상 하나님의 축복이 이 땅에 내려 평화가 지속되길 기도합니다. 아무리 불의 보복을 기도하는 목사들의 기도소리가 가득하더라도 하나님은 야고보와 요한을 꾸짖듯, 그들을 꾸짖어주시길…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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