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에세이

부동산 시장의 움직임을 보면서 드는 생각

무주이장 2020. 7. 21. 14:05

부동산 시장의 움직임을 보면서 드는 생각

 

1. 부동산 시장은 경제학의 일반이론이 적용되지 않는다.

 

 미국 쉴러지수를 보면 문제가 분명히 있다. 주택시장이 위험하다고 예견을 한 사람들이 많았다. 그러고는 곧 서브프라임모기지사태가 터졌다. 부동산 가격이 폭락했다그런데 한국의 주택담보대출액이 과다하다는 말은 숱하게 들리는데도, 부동산 시장은 계속 가격상승을 한다. 뭐라고 하는지 들어보니, 주택가격이 떨어지면 은행이 도산하고, 은행이 도산하면 국가경제가 망하니 주택가격은 상승만 한다. 그리고 그 예상대로 한국은 부동산시장이 가격상승장의 연속이었다.

 

2. 그럼에도 부동산 시장도 경제학의 일반이론이 적용될 것이다.

 

 IMF사태가 발생하자 숱한 중산층들이 실직의 위기에 처했다. 그 당시 40~50대의 대기업 부장의 평균 재산이 3~4억대의 부동산(아파트) 한 채와 현금 5천만 원 정도였다는 기사를 읽은 적이 있다. 그때 부동산을 담보로 대출을 받거나 집을 팔아 생계를 위한 사업자금으로 사용했다. 그때 아파트 가격은 떨어졌다. 그 기억이 생생하건만 그후 다시 부동산 시장이 요동치면서 오른 기억만 사람들은 갖고 있다. 그러나 공급이 수요를 초과하면 가격은 떨어진다는 경제학의 일반이론을 확인했다. 곰곰히 기억을 되새기시길 바란다.

 

3. 집가격이 올라가는 것을 좋아라 할 사람은 최소한 두 채의 집을 가져야 한다.

 

 내가 가진 집값이 올랐을 때 주변을 보라. 내 집을 팔고 새집을 사려니 오히려 평수를 줄여야 한다. 내 집값이 오르면 남의 집값도 오르더라. 3억에 분양받은 집이 8억이 된 적이 있었다. 이마트가 들어선다더라 하면 5천만 원이 오르고, 이마트가 착공을 했다더라 하면 또 5천만 원이 올랐다. 지하철역이 계획되었다고 하면 또 그러고 해서 집값이 올랐다. 무슨 핑계를 대든지 올랐다. 새집을 사려고 주변을 둘러보니 모두 다 올랐더라. 그래서 계속 살기로 했다. 난 집이 한 채다. 두 채였으면 한 채는 팔아 세금 내고 그 돈으로 여행도 다니고 그랬을 텐데한 채라서 그러지 못했다.

 

4. 왜 분양하는 새집이 더 비쌀까?

 

 과거 아파트분양을 앞두고 시장조사를 하러 다닌 적이 많았다. 주변 시세를 조사한 후 분양가를 주변 시세보다 낮추어 분양가를 확정했다. ? 분양주택은 계약 후 최소 2~3년 후에 인도하기 때문이다. 당시에는 내 집을 팔아 평수를 늘여 새집을 분양 받았다. 그런데 그게 바뀌었다. 새집이라서 비싸다면서 분양가가 주변 시세와 비슷하거나 오히려 더 높다. 그래도 분양건설사의 말에 수긍한다. ? 나도 남겨 먹을 수 있다는 생각에 동의하니까. 과거 분양가를 어떻게 정했는지는 검색하면 나오겠지만, 땅값은 감정가로 정하고 건설단가는 건설부(국토교통부쯤 된다)에서 정했다. 나중에는 이게 풀려 건설사가 지 마음대로 정하는 것이나 마찬가지가 되었다.

물건 값은 어떻게 정할까? 파는 놈 지 마음대로 정한다는 것이 시장원리란다. 그래도 난 이게 이상하다.

 

5. 정부가 부동산정책을 왜 근본적으로 잡으려는 정책을 하지 못할까?

 

 노무현 대통령 때, 종부세를 과세한다고 하니까, 세금폭탄이라고 난리가 아니었다. 종부세를 납부하는 세대가 전체 세대의 20%정도된다고 하는데(난 사실 이 수치가 맞는지 모르겠다) 반대하는 사람들이 80%였다고 한다. 60%의 세대는 왜 반대했을까? 지금 생각해도 이상하다. 그런데 지금은 세금을 올리라는 것에 여론이 많은 것 같다. 세금폭탄을 불만하는 기사가 많지 않아서 드는 생각이다. 과연 그럴까? 혹시 정치권이 또 정권을 잃거나 의원자리를 얻지 못할까 걱정이 되어서 못하는 것은 아닐까? 그렇다면 국민들이 부동산 가격을 잡을 정책을 원하지 않는 사람들을 정계에서 몰아내면 되지 않을까? 과연 지금의 국민은 얼마나 부동산가격을 잡고 싶어할까? 궁금하다.

 

6. 부동산규제정책에 딴지걸이가 많아지는 기사를 보면서 드는 생각

 

 ! 이 방법이 효과가 있겠구나이다. 처음에는 정부의 부동산규제정책에 조롱을 하던 논조가 점점 강한 반발의 기사로 논조가 바뀌는 느낌이 든다. 이거 통하는 정책이구나 하고 생각한다. 그런데 민주당 진성준의원이 그래도 집값 안 잡힙니다100분 토론 후 했다는 말을 들었다. 본인은 폭락이 없다는 뜻이라는데, 굳이 심한 비판을 할 필요까지야 있겠나 싶다. 이제 진의원은 진심 집값이 오르기를 바란다고 해도 함부로 규제정책에 딴지를 걸지 못할 것이며, 본인의 말이 설명대로라면 진심으로 부동산 값을 잡으려고 노력할 것이기 때문이다. 내가 보는 시각은 진의원의 말을 물고 늘어지며 정부정책을 공격하는 것에 이번에는 부동산이 잡힐지도 모르겠다는 생각 한 줌이 든다는 것이다. 최근부동산을 좋아하는 사람들의 행태를 보면 전략부재인 것처럼 보인다. 그들은 정부정책을 조롱할 것이 아니라 무서워하는 척 했어야 했다. 그리고 그 정책이 실패하는 걸 지켜보면 좋았을 것이다. 지금은 여론이 그들의 편이 되지 않을 듯하다. 그들은 이제 주택 한 채 가진 자들을 한 편으로 만들려고 할 것이다. 한 채 가진 자들에게도 정부가 세금폭탄을 던질 것이라고 하면서 말이다. 귀추가 궁금하다.

 

7. 도대체 집을 팔아 얼마나 남겨먹을까?

 

 내 경험을 말하면 12천억 원의 집을 팔았다. 시행사가 1/3을 남겼다. 남은 8천억원 중 도로부담금 등 공공부담금을 제외한 금액이 시공비가 되겠다. 시공사는 총공사비 중 시행사와 같은 비율 이상을 남겼다. 내가 들은 이야기 하나를 전하면 롯데 성을 짓는데 전기공사는 실행예산의 50%를 넘기지 않고 하청을 준다고 했다. 그래도 수주를 해야 먹고 사니 억지춘양으로 한다고 했다. 실행예산이란 시공사가 정한 건축원가이다. 이윤을 뺀 예산이다. 그렇다면 여러분이 내는 분양가의 절반 이상이 그들의 수익이다. 그들은 주장한다. 하이리스크, 하이리턴 사업이라고. 집값을 두 배, 세 배 올리면 된다고 집주인들도 생각하는데 같은 부류라는 생각이 든다.

 

8. 집값을 올리는 주역은 누굴까?

 

 의심 가는 자들이 있다. 갑자기 분양을 앞둔 지역은 아파트가격이 오른다. 아마도 건설사가 장난을 친 것으로 의심을 한다. 분양을 앞둔 지역의 주민들은 그저 좋다고 한다. 그런데 불과 몇 백 미터도 떨어지지 않았는데도 오르는 단지만 오르고 다른 단지는 안 오른다. 분양사가 분양가를 올리고 분양율을 높이는 기준에 적합한 단지만 골라서 작업을 하는 것으로 의심된다. 준공 후 3년쯤 지나면 새로운 분양단지가 없는 한 가격은 주춤거리거나 내린다.

 

 다른 자들도 있다. 버스투어 하면서 아파트 사러 다니는 꾼들이다. 이들의 리더는 따로 있다. 최근 청주지역에서 4억하던 것이 6억 원으로 뛰었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곳의 아파트 수가 모두 몇 채인지는 알 수 없지만 30 채의 집이 거래되면서 가격이 올랐다. 가만히 보면 아파트 가격이 비싼 것일 뿐이지 가격 올리는 방법은 간단하다. 한 채만 거래되어도 우리 아파트는 얼마란다는 확정이 생긴다. 투기꾼들이 달라들기 쉬운 시장이고 손타기 쉬운 시장이다.

 

9. 그러면 내가 생각하는 아파트가격 잡는 정책은?

 

 . 집값 폭락 걱정 말고 정부는 일관되고 근본적인 규제정책을 써라. 공시가격을 현실화하고, 종부세 등 보유세는 다주택자일수록 견딜 수 없도록 올려라. 양도차익에는 남는 게 없을 정도로 세금을 부과하라.

 

 . 빚으로 칠갑한 집을 사지 않도록 대출규제도 하라. 젊은이들이 돈 벌어 은행빚 갚고, 힘들어하지 않도록 빚을 주지 마라. 집값 내리면 적은 빚으로도 집을 장만할 수 있다.

 

 . 집값이 폭락하면 은행으로부터 대출을 매입해서 주택연금 방식으로 집을 인수하고 그대로 살 수 있도록 해라. 집주인이 사망하면 그때 집을 회수하라. 이건 최배근 교수가 주장하는 방식이다.

 

 . 신축아파트만이 공급이라고 하고, 공급부족이라고 하면서 재건축, 재개발을 이용해 투기하려는 사람들 말을 듣지 말라. 공급은 다주택자의 주택을 시장에 내게 하면 된다. 주택보급율은 100%가 넘는데 자가점유율은 50%정도다. 결국 한 세대가 두 집을 가진 것이 된다.

 

 . 집 한 채 있는 사람은 폭락하면 심리적으로야 기분이 별로지만 세금만 내리고 생활에 별 영향을 주지 않는다. 그러니 실수요자들 생각을 하는 정부라면 다주택자들이 집을 내놓으면서 집값이 폭락하더라도 그대로 시장에 맡겨라. 그럴 간만 있으면 시장은 알아서 작동을 한다. 은행은 대출을 줄일 것이고, 대출을 회수하려 하고, 건설사는 분양가를 낮출 것이다. 집을 많이 가진 사람은 집을 팔려고 시장에 내 놓을 것이고, 수요자들은 자기의 필요에 따라서 집을 사면 된다. 무조건 오른다고 영끌해서 사지 않을 것이다.

 

 . 지금의 부동산시장은 욕망덩어리이다. 마치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에서 나오는 가오나시 형국이다. 정권의 명운을 걸고 싸워라.

 

 

10. 그럼에도 궁금한 것이 국민들의 진심이다. 욕망덩어리와 뒹굴 국민은 사실 많지 않다. 그럼에도 우린 그들을 부러워하며 나도 그 욕망의 주인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국민의 진심은 무엇일까? 그것이 궁금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