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틴 로이드 존스의 십자가/ 서창원 옮김/ 두란노서원 출간
제2장 정밀 검사
갈라디아서 6: 14에서 바울이 진술하고자 하는 것이 무언인지, 우선 본문은 ‘내게는’이란 말에 강조점을 두고 있습니다. 사도 바울은 갈라디아에서 자기가 떠난 후에 순진한 성도들의 마음속에 구원의 길에 대한 혼란을 만드는 갈라디아 교회의 거짓 선생들과 자기 자신을 대조하고 있습니다. 사도 바울은 거짓 교사들에 대해 말하기를 갈라디아서 6:13에서 “할례 받은 저희는 스스로 율법은 지키지 아니하고 너희로 할례 받게 하려는 것은 너희의 육체로 자랑하려 함이니라”라고 그의 서신을 마무리 지으면서 조심해야 하는 엄격한 경고를 우리에게 던지고 있습니다.
사도 바울은 오직 한 가지만을 가르치지만, 거짓 교사들은 다른 것들을 가르칩니다. 바울은 오직 예수 그리스도와 그의 십자가에 못 받혀 죽으심을 믿어야만 하며 오직 믿음으로만 의롭게 되어짐을 말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거짓 교사들은 할례로 말미암아 의롭게 된다고 가르칩니다. 그러기에 율법으로 되돌아가야만 한다고 하는 것입니다. 바울이 말하고 있는 진리가 무엇입니까? 우리 주님의 가르침이 기독교 메시지의 핵심이 아니라 십자가, 곧 그의 죽으심이 그 핵심입니다. 왜 그렇습니까? 왜냐하면 그의 죽으심으로 말미암아 우리가 구원받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이 말씀에 보면 ‘자랑한다’는 말이 우리들에게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가 우리 모두에 대한 판단기준임을 대변해 주고 있습니다. 우리의 이해도를 측정하는 정밀검사는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를 향한 우리의 태도가 어떠한지를 보는 것입니다.
고린도전서 2:2 "내가 너희 중에서 예수 그리스도와 그의 십자가에 못 받히신 것 외에는 아무것도 알지 아니하기로 작정하였음이니라”라고 바울은 고린도 교인들에게 증거하고 있습니다. 사도 바울은 강의를 한 것이 아니라 언제나 선언하고 있음을 봅니다. 모든 기독교 교회의 사명은 선언하는 일이지 강의하는 일이 아닙니다. 정치적인 문제나 사회적인 문제를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것은 너무나도 단순한 설교였고 어린 아이가 하는 것과 같은 것이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자기 성도들에게 별 관심도 없기 때문에 높은 철학적 경지까지 이끌지 못했다고 비난했습니다. 그와 같이 비난하는 사람들에게 사도 바울은 단호히 대답하고 있습니다. 고린도전서 2:6 “그러나 우리가 온전한 자들 중에서 지혜를 말하노니 이는 이 세상의 지혜가 아니요 또 이 세상에서 없어질 통치자들의 지혜도 아니요”
십자가의 설교는 초대 기독교 사회에 미련하게 보였습니다. 십자가는 공손한 사람이나 궤변을 좋아하는 자에게나, 어설픈 지식을 자랑하는 모든 현대인들에게 아직도 거리끼는 것입니다. 십자가를 거리끼게 하는 요소를 갖고 있다는 것은 1세기 사람들이나 20세기 사람들에게나 다를 바가 없습니다. 왜 그런지 말씀드리겠습니다.
우선 제일 주된 이유는 십자가가 사람의 지성에 거리끼는 것입니다. 유대인들은 모두 다 군사적 정치적 메시아를 기대했습니다. 그러므로 메시아가 십자가에서 무기력하게 그리고 허무하게 죽어가야만 한다고 했을 때, 그들은 이 말씀을 듣고 심한 충격을 받았고 결국 대적하는 자들로 둔갑한 것입니다. 이는 우리들의 생각을 무의미하게 만들었기 때문입니다.
육적인 사람에게 두 번째 요인은, 마치 십자가가 옛날 헬라인들에게 그랬던 것처럼 현재 우리들에게도 알아야 할 매우 중요한 것입니다. 그 요인은 십자가가 즉시 우리에게 우리의 관념이나 사상에 의하여 구원받게 되지 못함을 선언하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좋은 사상이나 어떤 깨달음이 있다고 해서 구원받게 되는 것이 아닙니다. 철학에 능통하다고 해서도 아닙니다. 그런데도 육적인 사람들은 그런 방법으로 인간이 구원받는다고 주장합니다. 그들은 십자가를 증오합니다. 그들의 고귀한 생각들을 무의미한 것으로 여기기 때문입니다.
또 다른 요인은 사람들은 태연하게 십자가에 대한 모든 이론은 부도덕한 것이라고 말합니다. 즉 이들에게 있어서 다른 사람의 죄를 위하여 한 사람이 형벌 받아야 한다는 생각이 비윤리적인 처사이며, 가히 생각할 수도 없는 일이라고 말합니다. 자신이 범한 죄에 대해서는 자신이 형벌 받아야 한다는 것이 인간의 논리이기 때문입니다.
십자가가 육적인 사람에게 거리끼는 것이 됨과 관련하여 모든 견해들을 정리해 보는 것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진정 참을 수 없는 일은 십자가를 바로 이해하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그들은 자기가 이해할 수 없는 것은 믿으려고 하지 않으며 자기가 이해하지 않는 한 나는 내 자신을 그 어떤 것에도 내맡기지 않을 것이라고 말합니다.
그러나 십자가 사건은 우리의 사고를 초월하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것이며, 기적이요, 초자연적인 것이므로 인간이 이해할 수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사람은 십자가를 싫어합니다. 십자가가 이렇게 육적인 사람에게 거리끼는 것이라면 그의 양심에게도 거리끼는 것입니다. 십자가와 관련해서 오직 한 가지 궁극적인 문제는 우리의 교만입니다.
주님을 십자가에 매단 이유가 무엇입니까? 그가 어떻게 했기에 그다지도 사람들이 분노했습니까? 주님이 생전에 육적인 자연인에 대해 한 가지 말씀하신 것이 있는데, 그것이 그들에게 모욕적이고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원인이 되었던 것입니다. 누가복음 19:10 “인자의 온 것은 잃어버린 자를 찾아 구원하려 함이니라” 그 이유는 주님이 구원하러 왔다고 말씀한 대목이 아니라 그들이 잃어버린 자로 묘사 된 것에 그만 분통이 터진 것입니다. 십자가는 여러분이 죄인이라고 지적해 줄 뿐 아니라 모두가 한결같이 소망이 없는 자라고 말하기 때문입니다. 또한 자기 자신이나 역량을 믿는 사람에게 십자가는 너희가 할 수 있는 것은 죄짓는 것 외엔 아무 것도 없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철저하게 절망적이며 맥이 빠져 축 늘어진 자들입니다. 이것이 십자가가 우리에게 거리끼게 되는 내용입니다.
왜 크리스챤은 십자가만을 자랑해야 합니까?
첫째 이유는, 십자가 안에서 발견한 것이 있기 때문입니다. 즉, 성도가 십자가를 자랑함은 십자가가 우리가 어떤 존재임을 알려주기 때문입니다. 세상에서 결코 전에 깨닫지도, 발견하지도 못한 굉장한 광경을 발견했기 때문입니다. 요한복음 1:1 “태초에 말씀이 계시니라 이 말씀이 하나님과 함께 계시니라 이 말씀이 하나님과 함께 계셨으니 이 말씀은 곧 하나님이시니라” 그 분은 영원히 살아 계신 분입니다. 그런 주님이 죽으신 것입니다. 이와 같은 광경을 이 세상 어디에서 찾아볼 수 있겠습니까? 베드로가 유대인에게 말하기를 “너희가 행한 일을 알고 있느냐? 너희가 생명의 주를 죽였도다. 너희가 생명의 시작이요, 생명을 주관하시는 창조주를 죽였도다”라고 말했습니다. ‘불멸하신 분이 죽다니 모든 것이 신비한 것이로다!’
십자가에는 사랑과 고통이 있습니다. 어떻게 사랑과 고통이 한 자리에서 만날 수 있습니까? 이 장면은 모든 광경 중에 뛰어난 장면입니다. 전적으로 결백하신 주님이, 사악하고 더럽고 추잡한 사람들을 위하여 십자가에서 죽으시는 모습입니다. 그 주님께서 고통 가운데 울부짖는 모습을 저는 봅니다. “나의 하나님, 나의 하나님 어찌하여 나를 버리셨나이까?” 끝없는 역설적인 사건이요, 전적으로 모순되어 나타난 이 사건이 함께 공존하고 있으며, 빛나고 영광스러운 모습으로 통일되어 있는 것이 바로 십자가입니다.
히브리서 1:3 “그의 능력의 말씀으로 만물을 붙드시며” 모든 우주를 운행하시는 그 분이 너무나도 허약한 모습으로 소망을 상실한 것 같이 십자가에서 죽으시는 모습입니다. 마태복음 27:42 “저가 남은 구원하였으되 자기는 구원할 수 없도다”라며 조롱하는 사람들 앞에서. 저는 빌립보서 2:6 “근본 하나님의 본체”시나 허약한 모습으로 죽으시는 주님을 보고 있습니다.
이 모든 것들 위에 또 하나 제가 발견한 것은, 이 모든 일들을 성취하게 한 사랑입니다. 사도 바울 자신은 로마서 5:6~10에서 고백했습니다. 주님을 욕하고 모독하며 싫어했던 여러분, 십자가에 대한 이런 설교를 거리끼는 것으로 여겼던 여러분이지만 주님은 이런 여러분을 위해서 죽으신 것입니다. 이것이 그분의 사랑이 어느 정도인지를 보여주는 저울입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여러분은 하나님의 아들이 하늘로부터 내려와 여러분을 위해 죽으셨음을 정말로 믿습니까? 십자가를 자랑함이 없이는 여러분은 참으로 믿는 것이 아닙니다. 제2장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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