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랜스젠더 4

우린 정말 관심을 가졌을까? ‘목요일의 아이’, 시게마쓰 기요시 지음

우린 정말 관심을 가졌을까? ‘목요일의 아이’, 시게마쓰 기요시 지음 ‘하루히코가 꾸며 내던 빈틈없는 미소를 꾸짖을 자격 같은 건 내게 없다. 나도 진짜 웃는 표정을 하루히코에게 한 번도 보여준 적이 없었다.’ ‘나는 하루히코 앞에 무릎을 꿇었다. 무릎을 콘크리트 바닥에 찧은 순간 이상한 그리움이 느껴졌다. (중략) 신에게 기도를 드리고, 신의 은총을 받는 사람처럼. 나는 하루히코에게 말했다. “캡슐을…… 아버지에게 전부 줄래……?”’ 중2학년 남의 자식을 사랑하는 여자의 아들이라는 이유로 42살에 아버지가 되기로 했던 주인공이 아들에게 간절히 바람을 전달하는 대목입니다. 자신의 생명으로 세상과 맞서기로 결심한 것도 모른 채, 아들과 대화를 시도했지만 아들은 항상 빈틈이 없었습니다. 무엇이 잘못되었을까 ..

매일 에세이 2022.02.03

시사in읽기 : (장정일의 독서일기) 태초에 동성애가 있었다

시사in 읽기 : (장정일의 독서일기) 태초에 동성애가 있었다 트랜스젠더임을 밝힌 후, 사회로부터 배척당하던 사람들이 최근 자살을 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서로에게 삶의 기운과 용기를 잃지 말자며 격려했던 분들이 끝내 세상을 달리했다는 소식에 안타까움을 떨칠 수가 없다. 소설가 장정일도 ‘두 사람의 자살 소식을 접하고’ 시사in 독서일기란에 소개할 책과 주제를 바꾸었다고 글을 시작한다. 소설가는 사르트르의 (구토)에 대해 쓰면서, 주인공 로깡탱의 구토증은 그의 동성애적 기질과 연관이 있으며, 거기서 생긴 우울증이 세계를 구토로 체험하게 만든다고 말한다. 그는 우리가 익히 들었던 로캉탱이 어느 날 갑자기 실존의 위기를 느꼈으며, 그 배경에 실존의 위기가 있다는 동어반복을 거부하면서 사르트르가 갈리마르 출판사..

매일 에세이 2021.03.26

차이를 주장하며 차별을 행하다

차이를 주장하며 차별을 행하다 “아빠, 저는…사실 동성애자예요”화들짝 놀라 잠을 깼습니다. 동성애를 혐오하며 비난하는 사람들이 대부분 종교인이라는 것을 확인하고, 사랑과 독선이 공존하는 현실에 실망하며 나는 그러지 않겠다고 속으로 다짐을 했습니다. 동성애를 선택하는 것이 선택의 문제가 아니고, 자신도 어쩔 수 없는 영역의 것이라고 이해하고 싶었습니다. 동성애가 아직 어떤 이유에서 나타나는 것인지 확인된 것이 없음에도 바꿀 수 있는 선택의 문제라며 포기를 강요하는 믿음이 횡행하는 것에 때론 분노합니다. 그건 동성애의 문제가 아니라 남을 강요하는 범죄라고 생각하기에 그렇습니다. 강요의 세월은 지난 세월, 군사정권과, 보수를 가장한 극우의 세월로 족하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꿈이지만 두려웠습니다. 같은 이유로..

매일 에세이 2020.03.17

내가 좋아하는 드라마 셋-이태원 클라쓰, 스토브 리그, 김사부

내가 좋아하는 드라마 셋-이태원 클라쓰, 스토브 리그, 김사부 나이가 들어서도 철이 없어선지, 기성 질서나 매커니즘, 제도화된 권력, 시스템에 대항하는 이야기가 재미있다. 그냥 앞뒤 없이 머리 들이대고 싸우는 것이 아니라 능력과 자질을 갖추고 뱀과 같은 지혜와 사자와 같은 용기로 부조리에 맞서는 이야기가 좋다. 이태원 클라쓰 1. 중졸의 전과자이지만 경찰대학을 우수한 성적으로 입학할 뻔했던 영민한 아이가 주인공이다. 2. 강자로서 약자를 마음대로 죽일 수도 살릴 수도 있다는 생각을 가진 사람에 의해 아버지와 자신의 인생이 망가졌다. 3. (우리가 바라 마지않는 소망, 그러나 현실에는 존재하지 않는)소신을 가지고 사는 인생이 결코 루저가 아니라는 것을 소시오패스, 트랜스젠더, 전과자, 서자, 혼혈인과 동료..

매일 에세이 2020.02.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