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명가게 2

시네마토피아. 강유정 비평집. 민음사 간행 1

‘사랑의 호소’ 그것이 본질이다. 강풀의 만화를 보면서 그가 사람을 보는 시각이 무척 따뜻하구나 하고 생각한 적이 많았습니다. ‘순정만화’야 말할 필요도 없지만, 미스터리 심리 썰렁물이라며 발표한 ‘조명가게’는 보는 내내 무서움증이 생겼습니다. 마지막 쯤 되어서야 어떤 이야기인지 알고 나서 강풀의 인간관을 짐작할 수 있었습니다. 그는 비극적인 사건을 이야기하면서도 사랑의 틀속에서 인간이 벗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이 있는 듯합니다. 따뜻한 사람이 전하는 이야기는 보고 읽는 사람에게도 따뜻함을 전달합니다. 기분 좋습니다. 그렇다면 우울한 이야기는 어떨까요? 마음이 같이 우울해집니다. 불안해집니다. 어떤 경우에는 화가 나기도 합니다. 그런데 책을 놓지 못합니다. 왜 그럴까요? 희극보다는 비극이 더 사람을 유..

매일 에세이 2023.10.23

아연 소년들,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 박은정 옮김 2.

아연 소년들,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 박은정 옮김 2. 세상에 악을 확장시키지 않으면서 어떻게 악의 한가운데를 지나가지?(S. 알렉시예비치의 법정 증언 중에서) 강풀의 웹툰 ‘조명가게’를 재미있게 본 기억이 있습니다. ‘강풀 미스터리 심리 썰렁물’이라는 부제를 달고 나온 만화였는데, 이게 처음에 볼 때 제법 무서웠습니다. 어두운 골목을 통과하고 조명가게를 가는데, 보는 저도 그 골목에 들어서는 것이 무서웠습니다. 강풀이라는 작가는 무척 따뜻한 이야기를 많이 그린 사람으로 기억하고 있었는데, 이런 호러물도 잘 그리는구나 감탄을 하던 중, 조명가게의 정체를 알게 된 후, 역시! 하고는, 감복했습니다. 유령이 등장하는 이야기를 하면서도 따뜻함을 잃지 않는 그의 자질과 성품에 감복했던 기억이 또렷합니다. 그의..

매일 에세이 2022.06.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