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안의 역사 5

내 안의 역사. 전우용 지음. 푸른역사 간행 5

빼앗긴 문화재, 갖다 바친 문화재 우리나라의 골동품상이 언제 어떻게 발달했는지를 선생은 자세히 설명합니다. 전당포를 통하여 선대의 유품들을 보관했던 전당포에서 이자는커녕 물건을 도로 찾을 여유가 없는 사람들도 많아 찾아가지 않는 물건들 만을 모아 가게를 따로 차려 처분하지 않으면 안 되었던 사정을 말하면서 이것이 골동품상의 맨 처음이 됐다고 합니다. 그런 이야기들은 책을 찾아 읽으시면 좋을 것입니다. 제가 놀란 것은 우리 문화재가 강탈당하기도 했지만 선물이나 뇌물로 전달되었다는 선생의 설명이었습니다. 일제강점기에는 일본 관리나 본토의 고관들에게 뇌물로 주어졌고, 선물이라는 이름으로 무수히 전달되었고, 중간 상인을 거쳐 바로 일본인 손에 넘어가는 것이 일반적 유통 경로였다고 합니다. 일본이 패망하고 한국이..

매일 에세이 2023.10.13

내 안의 역사. 전우용 지음. 푸른역사 간행 4

박력과 추진력의 어원을 찾는 역사 여행 추진력이란 어떤 목표를 향하여 나아가는 힘을 말합니다. 제 아버지는 추진력이라고는 없었습니다. 무슨 일을 하시든 미적지근하게 일을 하시는 바람에 옆에서 지켜보는 제가 늘 불만이었습니다. “돌다리도 두들겨 보고 건너가지 않으시는 분”으로 아버지를 평가했습니다. 남성다움이 없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저는 이런 생각을 왜 했을까요? 선생의 설명을 인용합니다. “조선 사대부들이 숭상한 정신적 가치는 ‘기개’와 ‘지조’였다. 선비는 모름지기 범인이 따를 수 없는 기상을 지녀야 했으며, 선비의 마음은 어떤 압력과 유혹에도 흔들려서는 안 됐다. 선비가 마음을 다 잡는 것이 바로 지조다.” “조선은 문치를 숭상했기에, 사대부다움이 곧 남성다움이었다. 그런데 일제강점기에 일본 제국주..

매일 에세이 2023.10.13

내 안의 역사. 전우용 지음. 푸른역사 간행 3

공동체 의식과 가부장제 윤리 오늘은 회사에 관한 역사입니다. 초창기 우리나라의 회사원은 직원이 아니라 출자자나 주주라는 뜻이었습니다. 회사의 운명에 연대 책임이나 무한 책임을 지는 사람들만 회사원이었고, 회사에 고용되어 급료는 받는 사람들은 ‘고원(雇員)’이나 ‘용인(傭人)’으로 불렸습니다. 고용인에도 여러 부류가 있어 부기나 경리 업무를 전담하는 사무원, 영업을 담당하는 외교원, 공장의 직공 등으로 나뉘었습니다. 사원이면서 회사 업무를 지휘하는 사람은 보통 ‘총무’라는 직함을 가졌습니다. 일제강점기에 회사원은 일본의 예를 따라 취체역이나 중역이라는 새 이름을 얻었습니다. 취체역이란 단속, 또는 감독이라는 업무라는 뜻이고 중역은 중요한 업무라는 뜻입니다. 사원이 중역이 되자, 사무직과 영업직 고용인이 회..

매일 에세이 2023.10.03

내 안의 역사. 전우용 지음. 푸른역사 간행 2

현모양처와 삼종지도 “저는 현모양처가 되고 싶습니다” 여자들에게 미래의 꿈을 물으면 이렇게 대답하는 시대가 있었습니다. 남편을 출세시키고, 자식을 좋은 대학에 보내기 위해서 헌신을 다한 여성들의 모습은 지금도 엄연합니다. 다만 ‘현모양처’라는 말만 하지 않을 뿐, 자신들의 욕망을 현모양처의 틀에서 꺼낸 어머니와 아내들은 많지 않습니다. 현모양처론은 유교사회에서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는 설명을 선생은 하고 있습니다. 유교에서는 현모양처가 아닌 삼종지도가 여성에게 기본 덕목이었습니다. 어려서는 아버지에게, 시집가서는 남편에게, 늙어서는 자식에게 순종하는 것이 여성이 평생 지켜야 할 도리라는 말입니다. 여성이라면 한 번은 들었을 옛말입니다. 그럼 현모양처론은 어디에서 나왔느냐? 메이지 시대 일본에서 창안되어 2..

매일 에세이 2023.09.27

내 안의 역사. 전우용 지음. 푸른역사 간행 1

전우용 선생은 우리 생활에서 일어나는 여러 사건들의 역사적 배경이나 사건의 성격, 그 사건의 인문학적 의미를 재미있게 설명합니다. 도대체 어디서 어떻게 저런 소양을 갖추었는지 신기하고 궁금했습니다. 그러다 ‘내 안의 역사’를 읽으면서 역사 이야기에는 우리 평민들의 일상사가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동안 저는 크고 굵직한 역사적 사건만을 의미 있는 사건 사고로 착각했습니다. 보통 사람들의 생활사를 많이 아는 선생은 2023년 오늘 일어난 사건 사고를 보면 자연스럽게 과거 역사 속 비슷한 사건 사고를 떠올렸을 것입니다. 사람들이 사는 모습은 고대부터 현대까지 그리 많이 변하지 않았다는 생각은 그리스 신화부터 현대 추리소설까지 어떤 장르에서도 확인이 가능합니다. 선생의 글을 읽다가 제가 아내와 아이들에게 상..

매일 에세이 2023.09.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