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민 교수 6

인간으로 사는 일은 하나의 문제입니다: 정치적 동물의 길. 김영민 지음 3

중언부언, 중요해서 다시 한번 더 강조?: 정치는 어디에 있냐고? 어느 날 눈을 떠보니 이 세상에 태어나 있고, 태어난 바에야 올바르게 살고 싶고, 이것저것 따져보고 노력해 보지만 혼자 힘으로 할 수 있는 것은 없고, 다른 사람과 함께 하려니 합의가 필요하고, 합의하려니 서로에 대해서 알아야 하고, 합의했는데도 합의는 지켜지지 않고, 합의 이행을 위해 규제가 필요하고, 규제를 실천하려니 권력이 필요하고, 권력 남용을 막으려니 자유가 필요하고, 자유를 보장하려니 재산이 필요하고, 재산을 마련하니 빈부격차가 생기고, 빈부격차를 없애자니 자원이 필요하고, 개혁을 감행하자니 설득이 필요하고, 설득하자니 토론이 필요하고, 토론하자니 논리가 필요하고, 납득시키려니 수사학이 필요하고, 논리와 수사학을 익히려니 학교가..

매일 에세이 2023.09.12

인간으로 사는 일은 하나의 문제입니다: 정치적 동물의 길. 김영민 지음 2

정치는 어디에 있는가. 정치의 행방 정치가 어디에 있는가 저자의 대답을 들어봅시다. 1. 인간이 그저 행복해지는 게 불가능할 때 정치가 시작된다. 인간으로 사는 일은 하나의 문제이며, 그 문제를 다루는 데 정치가 있다. 2. 세상에 혼자 그냥 잘 되는 일은 없다. 잘되고 있다면, 누군가 정념과 에너지와 인생을 갈아 넣었기 때문이다. 뭔가를 위해 누가 무엇을 어떻게 갈아 넣을까 고민하는 데 정치가 있다. 3. 정치는 일상의 아편굴에 누워 마음의 연기를 내뿜는 데 있지 않다. 상황의 유지와 개선을 위해 자리에서 무엇이라도 하려는 데 정치가 있다. 4. 인간을 좋아할 수는 있지만, 인간이 다 착하다고 우기지 않는 것이 정치의 도덕이다. 인간이 천사가 아니라는 사실을 받아들이는 데 정치가 있다. 5. 답이 없는..

매일 에세이 2023.09.12

내가 원하는 것을 나도 모를 때. 전승환 지음, 다산초당 간행 3

“힘내지 않아도 괜찮아” 속내 풀이 작가는 누구나 위로가 필요한 순간이 있다며, 그때 우리는 누군가의 어깨를 빌리고 서로 힘내라며 격려와 위로도 주고받는 거랍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힘내라는 말이 버겁게만 느껴지고 진심처럼 느껴지지 않을 때가 있다고 하면서 이럴 때는 그저 “힘내지 않아도 괜찮아”라고 말하고 “함께 최선을 다하자”고 손을 맞잡으라고 조언합니다. 다른 사람에게 최선을 다하라고, 힘내라고 말할 때는 손도 함께 건네야 한다며, 그래야 좀 더 좋은 세상이 되지 않겠냐며 소망을 말합니다. 작가는 흔히 위로의 말을 전하면서 ‘치열한 하루’란 표현을 자주 씁니다. 하루를 사는 데 우리에게 주어진 환경이 매우 치열하다는 표현이고 그래서 힘이 든 당신을 위로하는 책의 문장을 소개하고 위로의 글을 전합니다..

매일 에세이 2023.09.09

아침에는 죽음을 생각하는 것이 좋다. 김영민 지음. 어크로스 간행 1

위력이란 무엇인가 솔직함은 매력을 가집니다. 돈 많은 우리 회사 회장님을 오랜 시절 같이 겪었던 사람이 “너네 회장 바늘로 찔러도 피 한 방울 나오지 않을 사람”이라거나, “대통령이 약간 모자라는 사람”이라거나 “논문 심사에 참여한 교수가 심사할 논문을 읽지 않은 것이 확실하다”라는 말을 아무 관련이 없는 사람에게서 들으면 가짜 뉴스라거나 헛소리로 들었을 것을 회사와 거래하는 거래처 사장이, 대통령 비서실의 사람이, 논문을 작성한 학생이 한 말이라면 ‘사실이 아닐까’ 생각하며 그 사람의 용감한 솔직함에 매력을 느낍니다. 용감하기만 하고, 솔직하기만 하면 그 매력은 오래가지 못하지만, 거래를 유지하고, 비서실에서 건재하며, 학위를 따고 소소한 걱정을 하며 산다면 매력은 치명적이라고 얘기할 수 있을 듯도 합..

매일 에세이 2023.07.02

인생의 허무를 어떻게 할 것인가. 김영민 지음, 사회평론 간행 3.

느린 것이 삶의 레시피다 회사를 운영하든, 나라를 운영하든 높은 자리에서 지시하고 명령하고 감독하는 권력을 가진 사람들은 말이 많습니다. 그렇지 않아 입은 닫고 주머니는 여는 신중한 분들을 간혹 모래에서 금을 찾듯 희귀하게 찾을 때도 있지만 대부분은 말이 많지요. 말이 많은 것은 들어주기만 하고 들은 대로 행동하는 척만 하면 되지만 말이 구체적이지 않으면 당황스럽고 황당한 상황이 일어납니다. 청지기로 유명한 분들은 모시는 분들의 모호한 말을 알아듣는 능력이 탁월한 경우가 많지요. 그런 사람을 좋아하고 존경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나는 청지기를 좋아하지 않습니다. 청지기도 권력이 생기면 아래 것들에게 말이 많아지고, 배운 게 그것뿐이라 말도 구체성을 잃습니다. “권력자의 말이 선명하면 겁을 내지 않아요. 무슨..

매일 에세이 2022.12.30

인생의 허무를 어떻게 할 것인가. 김영민 지음, 사회평론 간행 1.

저자의 얼굴을 확인 않기로 했습니다. 책표지의 바로 뒷면에는 저자의 소개란이 보통 있습니다. 이 책도 예외는 아닙니다. ‘김영민’ 저자의 소개가 단출하게 있습니다. 저자 소개가 상세하지 않아 그(?)의 인생 역정을 알 수 없는 상황에서는 글을 읽는 데 별 지장도 다른 감흥도 없어 그러려니 하고 책장을 넘기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다가 다음 글을 발견했습니다. “나는 블라우스가 정말 아름다운 옷이라고 생각하지만 그렇다고 내가 선뜻 사서 입지는 않는다.” 글을 발견하고 ‘저자가 여자인가?’ 갑자기 생뚱맞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책이 거의 끝이 날 지점 261쪽이었습니다. 저는 지금까지 저자가 남자라는 생각을 했거든요. 그래서 저자를 검색했습니다. 사진이 보이지 않았습니다. 스스로 자신의 사진을 올리지 않은 것으로..

매일 에세이 2022.12.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