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호와 하나님께서 동쪽 땅 에덴에 동산을 만드시고, 지으신 사람을 그곳에서 지내게 하셨습니다. 여호와 하나님께서 아름답고 먹기 좋은 열매를 맺는 온갖 나무들을 그곳에서 자라나게 하셨습니다. 동산 한가운데에는 생명나무와 선악을 알게 하는 나무도 있었습니다. (아가페 쉬운 성경. 창세기 2장 8~9절) 창세기 동산인 ‘에덴’에 ‘용’이라니 어떤 의미일까요?
뇌에 관해 설명하는 책입니다. 뇌를 해부학적, 생물학적으로 설명하는 책이면서도 제게는 사회학적, 인문학적으로 이해되기도 하는 책입니다. 이것은 저자의 탁월한 능력 때문입니다. 뇌과학에 관한 책이 지루한 생물학책이 되지 않은 것은 우월적 전문지식에 빠져 있지 않기에 가능합니다. 책의 제목인 ‘에덴의 용’은 세상이 창조된 후 진화를 거듭한 뇌에 새겨진 파충류의 뇌를 상징하는 것 같습니다.
인간을 인간답게 하는 것은 지적 능력이라고 저자는 설명합니다. 지적 능력을 갖추게 된 것은 주어진 자연환경에 적응하여 생존력을 키우는 과정에서 오랜 세월을 거쳐 획득한 능력입니다. 이러한 능력은 뇌의 진화에 기인합니다. 뇌의 진화는 과거의 뇌의 흔적을 완전히 지우고 새로운 뇌를 만들어 대처하는 방식이 아닙니다. 기존의 뇌에 추가적인 뇌를 덧붙이고, 덮어쓰는 과정을 통하여 진화했다고 합니다. 어색한 비유일지 모르지만 개학을 앞두고 장만한 새 노트에 비유해 봅니다. 깔끔하고 일목요연하며 보기도 좋게 필기를 할 생각을 하다 마음대로 되지 않아 다시 쓰고 싶은 마음을 가졌던 기억이 모두에게 있을 것입니다. 그렇다고 엉망인 부분의 노트를 찢어내고 다시 쓰거나 새로 노트를 준비하는 것은 불필요하기도 하고 그런다고 애초 생각한 대로 노트정리가 되지도 않습니다. 모르는 것을 배우는 과정에서 노트에 정리를 하는 것은 애초 많은 실수를 전제하기 때문입니다.
어쨌든 노트 정리는 계속해야 합니다. 배우고 익히면서 노트 정리는 일목요연하고 깔끔하게 변할 것입니다. 노트의 첫 장에서 마지막 장까지 정리가 끝난 후의 노트는 한 학기 동안의 배움의 증거가 될 것이며 그만큼 지식이 늘었을 것으로 믿습니다. 인간의 뇌도 에덴에서 살았던 용, 즉 파충류의 뇌에서 진화를 시작했다는 주장입니다. 뇌의 그 부분을 R복합체라고 부릅니다. R복합체라는 기존의 시스템 위에 새 시스템을 추가하면서 근본적 변화가 가능했다고 저자는 설명합니다. R복합체에 변연계가 추가되고 여기에 신피질이 추가되는 방법으로 우리의 뇌는 진화를 거듭했습니다. 뇌의 단면을 보면 제가 앞서 말했던 노트의 그림과 비슷하다는 생각을 하는 것은 저만일까요?
또한 뇌는 왼쪽의 뇌(좌반구)와 오른쪽의 뇌(우반구)가 나뉘어 뇌량으로 연결되어 서로가 기능을 나누고 서로 견제하고 협조한다고 합니다. 좌뇌는 언어중추와 계산 기능을 하고, 우뇌는 공간적 구조화, 단순한 언어 이해, 비언어적 개념화, 패턴 인식의 기능을 담당한다고 합니다. 많은 실험으로 알게 된 내용이라고 합니다. 한 사람의 뇌에서도 좌와 우가 분업하면서도 협업을 한다는 설명에 감탄하며 소개하는 실험내용을 읽게 됩니다. 사실 이 책은 1970년대 말 이전 출판되었다고 합니다. 시간의 때가 많이 탔을 수도 있지만 많은 세월이 흐른 2025년에도 전혀 남루하거나 유행에 뒤지지 않는 책입니다. 이것 역시 저자의 탁월한 지적 능력에 힘입은 바 크며 과학 분야라는 이점을 활용한 사회학, 인문학 책 같기에 그랬을 것입니다.
사족: 공룡 멸종 이유 중 운석의 충돌가설 유력한 이유(170~171쪽)
이 책이 나온 이후인 1970년대 말에서 1980년대 초 미국 캘리포니아 대학교 버클리분교의 지질학자 루이스 월터 앨바레즈의 연구 팀이 백악기말 지층(공룡은 백악기말에 모두 사라졌다고 합니다)과 제3기 지층 사이에서 이리듐 층을 발견했다. 이리듐은 지구 표면에서는 드물게 발견되지만 운석에 흔히 포함되어 있는 원소이다. 따라서 대규모 운석 충돌과 그에 따른 기상 이변으로 생물의 멸종이 일어났을 가능성이 대두되었다. 훗날 비슷한 시기에 만들어진 대규모의 운석구가 멕시코 유카탄 반도에서 발견됨으로써 이 가설은 더욱 힘을 얻게 되었다. - 옮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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