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보호는 국력에 달렸다. 국력은 국익을 지키는 나라의 힘을 말한다.
사건 1 : 제2의 관동 대지진 사건
일본의 ‘관동 대지진 사건’은 우리가 익히 알고 있다. 그러면’ 제2의 관동 대지진 사건’은 무엇인지 아시는가? 사건의 장소는 사할린이다. 일본의 작가 하야시 에이다이 씨는 사할린 조선인 학살 사건을 저렇게 불렀다. 그가 말하는 사건의 개요는 이렇다. 일제의 항복 선언 며칠 전인 8월 9일 소련군이 사할린을 파죽지세로 남하해 오자 바쟈르스크(일본명 미즈오, 호르무스크 항에서 동쪽으로 40Km쯤 떨어진 마을이다)의 함락이 시간문제였다. 재향군인과 일본인 청장년 20여 명으로 결성된 의용전투대라는 민간인 조직이 “조선인은 모두 소련군의 스파이다”라는 근거 없는 소문을 퍼뜨리고 “조선인은 모두 죽여야 한다”는 광적인 흥분상태에서 조선인을 학살하였다. 학살의 우두머리는 모리시타 야스오라는 자였다. 학살은 8월 20일부터 25일까지 6일간 마치 군사작전을 전개하듯 철저하게 이루어졌다. 6일 동안의 학살극으로 이 마을의 조선인 27명 전원이 살해됐다.
이 잔인한 학살극은 소문으로 떠돌다 소련군이 진주하고 1년 뒤인 46년 7월 소련군 정치부 고급장교였던 조선인 허봉득 씨의 건의로 KGB에서 조사해 세상에 알려지기 시작했다. 그 뒤 이 사건 관련자들은 소련 극동재판에 회부돼 7명이 처형되었고 나머지는 모두 시베리아 유형에 처해졌다. (193~195쪽)
사건 2 : 사할린 레오니도보 마을 조선인 학살 사건
바쟈르스크 학살 사건 3일 전인 8월 17일 바쟈르스크 북쪽의 레오니도보(일본명 가미시스카)에서도 일본인 경찰과 헌병들이 40여 명의 무고한 조선인을 학살하였다. 당시 학살 현장을 지켜본 목격자에 따르면 일본인 경찰들은 술에 취해 흥분한 상태에서 “일본은 5년만 있으면 다시 일어난다. 조선인은 전부 죽여야 한다”고 부르짖으며 한 사람씩 불러내 권총으로 쏘아 죽였다. 또 거리를 지나던 조선 사람들을 무조건 끌어다 살해했기 때문에 피해자가 40여 명으로 늘어났다.
학살사건의 주범인 일본인 경찰들은 그 후 아무런 처벌도 받지 않았다. 당시 일본인들 사이에 “조선인을 살해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자 일본인으로서의 책무이기도 하다”는 생각이 보편적으로 깔려 있었기 때문이다. 좀 더 시간이 있었다면 관동 대지진 때 그랬던 것처럼 사할린의 조선 사람 전체를 상대로 대살육극을 벌였을지도 모를 일이다. (195쪽)
사건 3 : 구주대사건 vs 일본 의대에서의 조선인 생체실험
구주대사건이란 1945년 5월 구주지방에 불시착한 미국인 B29 전투기 조종사 8명을 구주대에서 생체 해부해 살해한 사건이다. 당시 이 사건은 미군이 진주한 후 본격적인 수사가 이루어져 관계자 전원이 교수형과 종신형 등 중형을 선고받았다. 그 재판정에는 소련인 검사가 배석했는데 그가 미국인 검사에게 한 진술이 인상에 깊이 남았다. “일본 국내에서 미국인뿐 아니라 조선 사람들도 생체해부의 대상이 되어 많은 사람이 죽었다는 얘기가 있다. 이 문제도 같이 조사하자”는 제의였다. 그러나 이 제의는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당시 미국인들은 조선 사람의 인권문제에는 전혀 관심이 없었다. (198~199쪽)
일본이 내선일체를 강변하며 조선을 병합하고 30년 이상, 개화문명을 전파하고 이로 인해 오늘의 한국의 발전이 가능했다는 말이 다시 나오기 시작한다. 3.1절에 일장기를 매다는 녀석이 오히려 큰소리를 친다. 과거는 묻지 말고 미래로 나가자고 힘차게 외치는 대통령이다. 좋은 말이다. 우리에게 국력이 있다면 불가능한 일이 아니다. 국력은 국익을 지키는 나라의 힘이라고 나는 뜻을 정하겠다. 일본쯤 이제 무시해도 되지만 우리와 지정학적으로 가까운 나라니 용서하고 서로 협력하여 우리나라의 국익에 도움이 되도록 이용을 한다고 하니 좋고 반갑고 뜻이 호기로워 자랑스럽다. 그런데 말과 달리 일본에게서 얻는 국익이 무엇인지 대통령의 말만큼이나 분명한 게 보이지 않는다. 일본기업이 배상할 돈을 우리 기업이 대신 주겠다고 했다. 일본이 시작한 수출금지조치에 대비해 뼈 빠지게 노력해서 자리를 잡아가는 반도체 소부장기업의 지원예산은 전액 사라졌는데, 경기도에 대규모 반도체 클러스터에는 일본의 반도체 소부장 업체를 유치하겠다고 한다. 선진국으로 도약한 우리나라가 30년 장기침체에 빠진 일본에 경제원조를 할 정도인가 싶어 눈을 까뒤집고 경제통계를 확인했다. 우리의 경제지원 때문인가? 일본의 성장률이 우리나라를 추월했단다.
위의 사건 1~3을 보면 피해자는 몽땅 우리 국민이었다. 국민이 피를 철철 흘리고 죽어가는데 국가는 어디에도 없다. 우리를 그렇게 도왔다는 일본은 우리 국민을 적으로 간주하고 죽였고, 우리를 해방시켰다는 미국은 우리나라를 점령의 대상으로 여겼다. 좋다. 우리에게 힘이 없었기 때문에 당했지만 인정하자. 그러나 잊지는 말자며 국력을 길렀다. 이제 나라가 국민을 보호해 줄 정도가 되었다고 믿었다. 그런데… 2023년 중국과 장사하던 국민들의 이익은 깡그리 무시당하고, 러시아와 무역하던 우리 장사치들의 권리는 침해당하고 있다. 중국과 러시아에 사는 우리 국민들의 안전이 걱정되기 시작한다. 일본과 미국의 장사치들은 중국과 러시아와 여전히 장사를 잘하고 있다는 소식은 계속 들려온다. 사건 1,2,3이 사건 4,5…n으로 이어질까 두렵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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