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에세이

치매의 거의 모든 기록. 웬디 미첼, 아나 외튼. 조진경. 문예춘추사 7

무주이장 2023. 5. 20. 13:54

긍정적이어야 할 태도

 

 저자가 글을 쓸 때, 키보드 위에서 움직이는 손가락을 보면서 손가락은 여전히 치매로부터 자유로워서 이 병의 지시를 받지 않는 삶을 살고 있다고 안도하면서도, ‘안개 낀 날’ ‘아지랑이가 피는 날로 부르는, 몸의 상태가 안 좋은 때에는 확실히 진단받기 전의 자신과 다르다는 것을 알아챕니다. 그러면서도 다른 사람들 중에도 평생 똑같은 상태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되겠느냐? 반문합니다. 이런 흉터들과 치매의 유일한 차이점이라면 흉터들은 눈에 더 잘 보이고, 보다 영구적이며, 완전히 회복될 수는 없어도 극복할 수도 있다는 점이라며 모든 것은 사물을 보는 방식에 달려 있다. 치매 같은 질병에 관해서도 태도가 싸움의 절반을 결정한다고 격려합니다.

 

 대부분의 환자들에게 가장 두려운 전망은 통제력을 상실하게 된다는 점이라면서도 예전에는 안개 낀 날이 극적으로 나타나서 낯설고 충격적이었지만, 이제는 자주 나타나서 자기가 어느 정도 통제할 수 있게 되었고, 그것을 사전 경고로 받아들여서 일정을 비우거나 이불속으로 들어가 휴식을 취한다고 경험을 전합니다. 치매 증상이 나타나면 활동을 않을 수 있으니, 치매의 증상이 발현을 못하는 것이지요. 이를 치매의 자살골인 셈이라고 저자는 부릅니다. 저자의 친구들도 비슷한 경험을 했다고 합니다. 처음에 세상이 끝났다고 확신했던 진단이 생활 방식은 달라졌어도 여전히 똑같이 살아가는 길을 열어주었다고 전합니다.

 

 치매를 바라보는 시선은 부정적입니다. 때문에 치매 진단을 거부하는 환자들도 있습니다. 그렇다고 그들을 저자는 비판하지 않습니다. 자기는 태도가 슬픔에서 수용으로 바뀌었다는 것을 안다며, 이런 변화 덕분에 오늘을 최대한 잘 살 수 있게 되었다고 말을 할 뿐입니다. 그러면서 기억해야 할 중요한 점은 옳은 대처 전략은 없다는 것이다. 우리가 역경에 대처하는 방식은 치매에 걸렸던 안 걸렸든 사람마다 다르다.”라고 인정합니다. (227)

예스24에서 가져온 이미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