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오세(5,500만년 전~3,400만년 전): 현세의 새벽
팔레오세 후기의 메탄 대방출로 에오세 초기는 별안간 더 따뜻한 세상이 되었습니다. 사실 지구 전체가 진짜 온실상태가 되었는데, 신생대 그 어느 때보다도 온도가 높아서 백악기에 가장 온도가 높았던 시기만큼 따뜻했다고 합니다. 현재 에오세의 온실조건을 설명하는 기체로 가장 주목을 받는 것은 메탄입니다. 확실히 팔레오세는 엄청난 양의 메탄이 방출되면서 종말을 맞았습니다. 이산화탄소와 달리, 메탄은 열대지방에서 뚜렷한 온도 상승을 일으키지 않고도 극지방을 따뜻하게 만들었을 것입니다. 대기 중의 메탄은 극지방의 성층권에서 렌즈처럼 두꺼운 얼음구름의 형성을 촉진합니다.
이 시기의 식물과 동물의 생육상태 등은 책을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151쪽에는 앞으로 읽어도 우영우 뒤로 읽어도 우영우 변호사가 가장 관심을 가진 포유류 고래 이야기가 실려 있습니다. 포유류의 해양침공이 최초로 일어난 시기는 에오세 초기였다고 합니다.
에오세 초기의 지구는 백악기 이래 가장 따듯한 시기였지만 올리고세 초기가 되자, 빙하가 다시 남극을 뒤덮었고 지구 전체가 ‘냉동실’로 변하기 시작했습니다. 에오세 초기에는 해저의 평균 온도가 섭씨 13도 정도였다가 점차 하강해, 올리고세 초기에는 지구 전체적으로 심해의 수온이 섭씨 0도에 가까웠고 남극에는 빙하가 형성되었습니다. 지구가 온실에서 냉동실로 바뀐 이유를 설명하는 것 중 제가 관심이 갔던 설명은 ‘확장 속도 가설’이었습니다. 해저 확장 속도가 빨라지면 맨틀에서 이산화탄소가 다량 배출되어 온실조건이 나타나고, 반대로 해저 확장 속도가 느려지면 이산화탄소의 배출이 줄어들고, 공기 중의 이산화탄소는 풍화에 의해 점차 토양에 흡수되어 제거된다는 것입니다. 지구의 광물 속에는 엄청난 양의 물과 이산화탄소가 저장되어 있다는 얘기를 전에 들었던 적이 있어서 이 가설에 눈이 더 갔던 모양입니다. 이러한 한랭화는 열대와 온대 바다에 살던 엄청난 수의 생물종에서 멸종이 일어나고, 해양 동물상이 근본적으로 재편된 신생대의 가장 극심한 이러한 멸종 사건은 1980년대의 주장처럼 ‘에오세 경계 사건’이 아니라 에오세 중기가 끝날 무렵의 한랭화와 함께 발생했다고 합니다.
올리고세(3,400만년~2,300만년 전) : 빙하기 찾아오다
올리고세를 요약하면, 올리고세 초기의 해양 생태계에서는 에오세 중기만큼 극심한 멸종이 일어나지는 않았습니다. 그래도 큰 변화가 있었는데, 특히 열대와 온대의 날씨에 적응한 분류군이 사라졌고 차가운 날씨에 적응한 분류군이 그 자리를 차지했습니다. 올리고세 초기의 후반이 되자 해양 생태계는 에오세 때보다 더 다양성이 훨씬 낮은 수준으로 안정화되었고, 그 후로 혹독한 추위가 이어졌던 올리고세 내내 이렇게 종수가 감소된 상태를 유지했습니다. 위의 지질시대 구분표, 올리고세의 주요 사건에는 생물계의 사건으로 ‘대간극’이란 표현이 있습니다. 대간극이란 에오세와 올리고세의 동물상의 차이가 큰 것을 말하는 용어입니다. 대간극 동안 동물상에 극적인 변화가 나타나긴 했지만, 이런 변화가 일어났던 것은 갑작스러운 기후변화 때문이 아니라 새로운 종류가 물밀듯이 밀려들어와 예전 동물들을 밀어냈기 때문입니다. 이 사실은 식물상 분석을 통해 드러났다고 하는데 자세한 내용은 책을 읽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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