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사일지2022~

2022.4.16-17 농사 일지: 비닐 보정. 배수구 파기. 옥수수, 호박, 수수 파종.

무주이장 2022. 4. 17. 16:05

2022.4.16-17 농사 일지: 비닐 보정하기. 배수구 파기. 옥수수, 호박, 수수 파종하기.

 

 날씨가 너무 좋습니다. 아침 이른 시간 해가 뜨지 않아도 춥지 않고, 한낮에도 덥지 않은 날씨입니다. 바람도 적당히 불어 땀을 씻어줍니다. 우리의 의도와는 달리 밭고랑 사이가 좁습니다. 그 이유를 물었더니, 이장님이 밭에 안 계실 때 일을 해주시는 분이 마음대로 하고 갔다고 합니다. 어떤 일을 할 때, 서로 의견을 물어보고, 일을 하는 것이 습관이 된 터라 이상한 대답이었지만, 이장님이 밭에 계시지 않자 관리기로 비닐을 치시는 분이 늘 하는 방식으로 일을 하신 것이지요. 밭고랑은 보통 30-40센티미터 정도를 띄웁니다. 우리는 밭고랑 사이의 풀을 매기가 어려워 예초기가 운행할 수 있는 80센티미터를 띄우길 원했는데, 우리의 요구를 사전에 알려드리지 않아 일어난 일입니다. 할 수 없습니다. 풀 매는 작업을 자주 꾸준히 할 수밖에 없습니다. 올해는 사과농사를 하지 않으니 시간에 쫓기지 않고 잘할 수 있을 것으로 희망합니다.

 

 관리기에 비닐을 걸어 밭고랑을 만들면 비닐의 옆면에 자동으로 흙이 덮이는 공정이지만 제대로 흙이 덮이지 않는 경우가 있어 바람이 불면 비닐이 날아가 버릴 때도 있습니다. 흙이 제대로 덮였다 하더라도 팽팽하지 않아 펄럭거리기도 합니다. 이것을 보정해야 합니다. 일일이 비닐을 발로 밟아 고정한 후 구와로 흙을 더 덮어야 합니다. 지루한 작업이긴 하지만 이걸 건너뛰면 나중에 모종을 심거나 파종을 할 때 작업이 더뎌집니다. 비닐 흙 덮고, 팽팽하게 하고, 옥수수를 두 줄, 호박과 수수도 모종을 내기 위해 밭 한쪽으로 심기로 합니다.

 

 일단 파종할 곳을 고르고 거름을 준 뒤에 파종을 했습니다.

밭 귀퉁이에 로터리작업이 된 밭이 비닐을 덮지 않은채 있는 곳에 모종을 내기위한 파종을 하려합니다.
거름을 준 밭에 고랑을 파서 호박씨를 심는 중이니다.
거름과 파종할 씨, 그리고 물통과 물대기 위한 호스입니다. 농사에 물을 쉽게 댈 수 있다면 행복한 조건입니다.

 

파종을 하고, 밭을 구획해서 구분하였습니다. 호박, 수수, 호박(동네 아주머니의 호박이 워낙 크서 얻은 씨입니다) 순서입니다. 옆에 둔 그물은 풀 방지용이고요.

윗 밭에서 내려오는 물을 유도하기 위한 배수로 작업도 했습니다. 작년 물이 넘쳐 제가 심은 호박이 많이 썩었다고 이장님이 말을 하시는데, 저는 몰랐습니다. 워낙 많은 호박이 썩었지만 물 때문이라는 생각은 하지 못했습니다.

배수구 작업하고 위를 향해서 한 컷.
배수구 작업하고 아래를 향해 또 한 컷.

둑 쪽 두 번째와 세 번째 밭둑엔 옥수수를 파종했습니다. 두 주 뒤 다시 두 개의 밭둑에 옥수수를 심고, 다시 두 주 후 같은 작업을 하려 합니다. 수확 간격을 두어 꾸준히 먹을 작정에 머리를 썼습니다. 작업을 마치고 파노라마로 사진을 찍었습니다.

밭 전경입니다. 왼쪽이 밭둑입니다.
왼쪽 둘째와 셋째 줄에 옥수수를 파종했고, 두 주 후 다시 두줄, 또 두 주 후 두 줄 옥수수를 파종할 예정입니다. 맨 오른쪽 줄에는 호박을 파종하고 나머지는 수수를 파종할 계획입니다. 첫 줄은 냉해 위험이 없을 때쯤 다른 모종을 심어 소소한 재미를 기대합니다.
작업을 마치고 나오는 둑길에는 벚꽃이 지고 있고요~
반대편 둑길에도 역시 벚꽃이 바람에 날립니다. 멀리 적상산이 보이는군요.
구천동 계곡물은 봄바람에 취하고, 벚꽃에 홀려 건들건들, 하느작하느작, 사뿐사뿐, 춤을 추며 가고 있습니다.
계곡 건너 가운데 물가 바위 위에는 왜가리(추정)가 저녁 걱정을 하는 듯 앉아 있었습니다.
왜 사람들은 좋은 카메라를 찾는지 이해가 됩니다.

전 이장님과 함께 저녁으로 송어회를 먹기로 했습니다. 이장님의 부인도 같이 가는 것으로 보아 이장님이 저녁을 쏘실 것으로 짐작이 됩니다. 감탄스러운 날씨에 즐거운 하루였습니다. 잘 때 다리를 베개에 올리고 자야 할지도 모릅니다. 기분 좋은 노곤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