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사 시작 : 2022년 4월 2일~3일(토요일과 일요일 이틀 작업)
작년 장백리 밭에서 수수와 호박을 수확했습니다. 수수를 도정하니 약 3말, 호박은 개수로 약 200개 넘게 수확을 했지요. 그 밭에 씌웠던 비닐을 수거하지 않았습니다. 작년 계획으로는 2주마다 밭을 방문하기로 했습니다. 그게 그렇게 쉬운 계획이 아니었던 모양입니다. 수확을 앞두고는 수확작업이 어려울 정도로 풀이 나서 예초기로 밭고랑의 풀을 베었지만 여기저기 남은 풀들이 많았습니다. 그 풀들의 흔적이 비닐을 덮었습니다.
1. 비닐 벗기기 작업
비닐을 덮은 풀들로 인해 그냥 비닐을 벗기는 것이 어려웠습니다. 쇠스랑으로 일단 비닐 위를 덮은 풀들을 걷어 냈습니다. 비닐의 가장자리가 보이도록 풀들을 쇠스랑으로 걷어내려 했지만 풀들의 저항이 거셉니다. 풀을 벗기고 비닐을 잡아당겨도 예쁘게 벗겨지진 않습니다. 간혹 칡넝쿨이 비닐을 감싸고 있는 경우는 비닐을 당기면서 덩굴을 제거해야만 했습니다. 풀 걷고 비닐 벗기고 이렇게 작업 순서를 정하고 꾸준히 했습니다. 저기 멀리 새로 비닐하우스를 지었군요. 무얼 심으실까 궁금합니다.
벗긴 비닐은 모았다가 따로 수거장으로 반출을 해야 합니다. 마대에 담기로 했습니다. 밭 여기저기에 벗긴 비닐을 일단 모아둡니다.
2. 퇴비 뿌리고, 석회질 비료 작업
비닐을 걷어낸 후, 밭이 조금 깨끗해졌습니다. 퇴비 32포를 여기저기 골고루 뿌리고, 화학비료로 시비를 한 땅이 산성화 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따로 패화석(굴 껍데기란 말입니다) 천연 알칼리. 칼슘 입상비료를 30포 남짓 뿌렸습니다. 작년에 준비한 비료라 습기를 먹은 비료는 곤죽이 되어 있었지만 시비에는 어려움이 없었습니다.
밭이 정돈되니 보기가 좋습니다. 파노라마 기능으로 전체 밭을 조망했습니다.
3. 농막용 천막 설치
전에 아내와 친구들이 하던 텃밭이 사라지면서 거기에 설치했던 천막을 제가 가져왔습니다. 천막을 철거할 때, 사진을 찍으라는 충고를 무시하고, 쉽게만 생각한 재설치가 쉽지 않았습니다. 텃밭에서 고기 구워 먹던 사진을 찾아 천막의 모양을 확인하고, 재조립 작업을 수차례 했지만 부속이 남거나, 지붕재 길이가 맞지 않았습니다. 이틀에 걸쳐 궁리 끝에 재조립에 성공했습니다. 마을 전 이장님의 한 마디 충고가 주효했습니다.
“지붕재 길이가 길면 골격을 늘리면 되지요.”
남은 봉들을 확인하고, 기존 조립했던 것을 해체하고, 조를 다시 편성해서 봉들을 재조립하고 나니 남는 봉도 없고 지붕재도 딱 맞았습니다. 역시 작업은 같이 해야 합니다. 이렇게 다른 분들의 도움이 필요한 게, 농사일에는 더욱 필수라는 것을 또 확인합니다.
작업을 마치고, 철수를 합니다.
아침 일찍 시작하고, 늦은 점심을 먹은 후 농막까지 조립을 완성한 후였습니다.
양쪽 허벅지 근육이 바짝 당기는 것이 근육통이 있지만 즐거운 통증입니다. 지난겨울 푹 쉬다가 일을 하니 그렇겠지요. 이번 주 제가 없는 동안에 로터리 작업을 의뢰했고, 비닐을 다시 씌우는 작업(비닐 멀칭이라고도 하지요)도 부탁을 했습니다. 기계를 이용하면 많이 수월합니다.
점심은 이장님과 같이 송어회를 먹었습니다. 일을 할 밭이 있고, 같이 점심을 할 친구도 있고, 송어회를 먹을 돈이 있으니 부러울 게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샤워를 하고, 귀갓길 교통상황을 보니, 경부고속도로가 엉망으로 정체입니다. 시간을 두고 출발하는 것이 길에서 시간을 버리는 것보다 낫습니다. 오후 5:10분 ‘뜨거운 피’ 영화를 본 후 올라가기로 작정했습니다. 무주산골영화관은 두 개의 상영관이 있는데 반디관이 57석, 태권관이 41석 규모입니다. 태권관에서 상영 중이라 표를 끊고 들어갔는데, 아무도 없었습니다. 영화관에서 혼자 영화를 보는 호사를 두 번째 누렸습니다. 영화 볼만 합니다. 김연수 씨의 소설을 영화로 만들었는데, 너무 잘 만들었습니다. 영화를 본 후 여전히 경부고속도로는 여기저기 정체되었지만 꽉 막힌 정도는 아니라 편안히 올라왔습니다. 로터리 치고, 비닐 멀칭 하면 다시 기록하도록 하겠습니다.
금년 농사일지는 한번 열심히 기록해보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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