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에세이

지구이야기, 로버트 M.헤이즌 지음, 김미선 옮김(3)

무주이장 2022. 3. 23. 17:42

2. 지구 나이 약 5000만 살이 되기까지, 대충돌-달의 형성-

 

  지구의 기원에 관한 이야기는 깔끔한 것 같지만, 딱 한 가지 세부 사항이 거슬린다. 달이다. 달은 무시하자니 너무 크고, 지난 두 세기 내내 입증되었듯 설명하기는 대단히 어렵다. 작은 위성들은 쉽게 이해할 수 있다. 화성을 도는 울퉁불퉁한 도시 크기의 암석인 포보스와 데이모스는 생포된 소행성으로 보인다. 이들보다 훨씬 더 큰, 목성, 토성, 천왕성, 해왕성을 도는 수십 개의 위성도 모행성에 비하면 질량이 1,000분의 1에도 못 미치는 꼬맹이들이다. 가장 큰 위성들은 모행성을 형성하고 남은 주인 없는 먼지와 가스 찌꺼기로 형성되어, 마치 축소된 태양계 안의 행성처럼 거대 가스행성 주위를 돈다. 반면에, 지구의 달은 모행성에 견주어 상대적으로 큰 편이다. 지름이 지구의 4분의 1이 넘고 질량도 80분의 1쯤 된다. 이러한 변칙성은 어디에서 왔을까?

 

1969년 전, ‘육중한 달 사건에서 가장 유력한 용의자는 셋이었다.

. 1878년 조지 하워드 다윈이 제안한 분열이론이다.

용융된 원시 지구가 너무 빠르게 자전한 나머지 길게 늘어나다가 마 침내 마그마 덩어리를 표면에서 궤도 안으로 내동댕이친다. 이 가설에서, 달은 자유롭게 풀려난 지구의 싹이다. 이 극적인 이야기의 상상 력 넘치는 한 변형에서는 태평양 해분이 숨길 수 없는 흔적으로-곧 어머니 지구가 입은 출산의 상처로-남아 있다.

. 분열이론과 대립되는 포획이론

달이 신생 태양계 안에서 더 작은 미행성체로 지구와 거의 같은 지역에 위치하다가, 두 천체가 서로 충분히 가깝게 지나치던 어느 시점에, 더 큰 지구가 자신보다 작은 달을 붙잡아 고리를 걸어 궤도 안으로 홱 끌어들였고, 그 궤도가 점차 정착되었다는 것이다. 화성의 경우를 지구에도 적용해 보면 안 될까?

. 동시응축이론

달이 현재의 자리와 다소 가까운 곳에서 지구 궤도 근처에 남아 있던 큰 파편 구름에서 만들어졌다고 가정했다.

 

경쟁하는 세 가설은 1968년 아풀로호가 채집한 월석에서 데이터가 나오고서야 답이 나왔다,

 

 아폴로호가 가져온 시료(대부분은 달의 표토였다)X선 작업과 광학적 작업, 마지막으로 전자미세탐침이라는 환상적인 분석기계를 써서 표본의 정확한 원소비를 결정했다. 거기에서 확인한 사실들은 앞의 여러 이론에 심각한 제약 조건을 부과했다.

. 달 표면을 구성하는 광물들은 주요 원소 면에서 보면 지구 표면의 광물과 비슷하지만, 세부적으로 약간 다르다. 달 광물에는 티탄이 더 많고, 크롬도 지구의 것과 다르다.

. 달에는 고밀도 철로 이루어진 금속성 중심핵이 없어서 지구에 비 해 밀도가 훨씬 더 낫다.

. 월석에는 휘발성이 가장 높은-주변이 따뜻해지는 순간 증발하는 경향이 있는-원소들이 거의 털끝만큼도 들어 있지 않다. 달은 액체 상태의 물로 덮여 있고 토양에 진흙이나 운모처럼 물이 풍부한 광물 이 잔뜩 들어 있는 지구와는 다르다는 뜻이다. 뭔가가 달을 폭파시키거나 구워버려서 그러한 휘발물질들을 없애버린 것이 틀림없다. 달의 표면은 지금 사정없이 메마른 곳이기 때문이다.

. 산소 동위원소(산소-16 대 산소-18)의 비는 행성에 따라 다르고, 형성 당시 태양에서 행성까지의 거리에 따라 매우 민감하게 변화하는 데, 월석의 산소 동위원소비가 지구의 것과 사실상 동일했다. 다시 말해, 지구와 달은 태양에서부터 대략 같은 거리에서 형성되었음이 틀림없다.

 

 동시응축이론은 출발부터 문제가 있었다. 달이 지구의 찌꺼기에서 형성되었다면, 평균 조성도 비슷해야 한다. 달과 지구가 산소 동위원소 분포 면에서 일치하는 건 사실이지만, 동시응축이론은 철과 휘발물질 비율의 큰 차이를 설명할 수 없다. 지구와 같은 내용물로 형성되었다고 하기에는, 달의 전체적 조성이 지구와 너무 다르다.

 

  조성의 불일치는 포획이론에도 극복할 수 없는 문제를 부과했다. 행성운동이 이론적 모형이 시사하는 대로라면 포획된 미행성체는 태양에서 지구까지와 거의 같은 거리에 있던 태양계 성운 안에서 형성되었어야 하므로 평균 조성도 거의 같아야 한다. 달은 그렇지 않다. 물론 달 크기 천체가 태양계 성운의 어딘가 다른 구역에서 형성된 다음 지구를 가로지르는 궤도를 택했을지도 모르지만, 궤도동역학 컴퓨터 모형에 따르면 그러한 달은 지구보다 상대속도가 높아야 하므로 그러한 포획 각본 자체가 거의 불가능해진다.

 

  그러면 남는 것은 조지 하워드 다윈의 분열이론이다. 이 이론은 지구와 달의 산소 동위원소 조성의 유사함과 철의 차이를 성공적으로 설명할 수 있다. 달의 한쪽 면이 언제나 지구를 향한다는 사실도 멋지게 수용한다. 지구의 자전과 달의 공전이 지구의 축을 중심으로 같은 회전운동을 하니까, 다시 말해 같은 회전감각을 가졌으니까 그런 것이다. 하지만 큰 문제가 남는다. 지금 달에는 없는, 빠진 휘발물질들은 어디로 갔을까? 물리학의 법칙들도 분열이론을 가로막는다. 간단히 말해서, 분열은 작동할 수 없다. 용용된 암석이 큰 방울을 만들어 궤도 안으로 튕겨나가도록 내버려두기에는 지구 중력이 너무 강하다. 실은 용융된 지구가 달 크기 덩어리를 내동댕이치려면 믿을 수 없는 속도-한 시간에 한 번쯤은-자전해야 한다. 지구-달 계는 결코 그런 일이 일어날 만큼의 각운동량을 가지고 있지 않다.

예스24에서 빌린 이미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