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공부,오늘묵상

종교개혁, 피터 마셜지음, 이재만 옮김, 교유서가 첫단추시리즈 011

무주이장 2022. 1. 18. 14:09

종교개혁, 피터 마셜 지음, 이재만 옮김, 교유서가 첫단추시리즈 011

 

 제가 가진 신앙은 신교입니다. 개신교라고 해서 구교 또는 가톨릭과 구분합니다. 구교가 이승에서의 행위로 인하여 구원을 받는다는 교리를 이용하여 면죄부를 팔아 뱃속을 채우던 시절, 15171031일 마르틴 루터는 작센의 수도 비텐베르크의 성 근처에 자리한 교회의 문에 반박 조항들을 길게 열거한 문서(95개 논제)를 붙입니다. 이는 루터가 당시 비텐베르크 대학의 교수였고, 신학부 내에서 학구적 논쟁을 시작하는 관례적인 방법으로 사전에 논제를 게시한 행동이었다고 합니다. 루터의 행위는 오늘날 대학에서 강의 목록을 공지하는 행위보다 별반 극적일 것이 없었고, 95개 논제 자체는 딱히 혁명적이지 않았다고 합니다.

 

 종교개혁이 마르틴 루터로부터 시작한 듯, 우리는 생각하기 쉽지만 종교개혁은 초기부터 서로 별개인 복수 종교개혁들을 포함합니다. 스위스 도시 취리히 대성당의 상주 설교사였던 훌드리히 츠빙글리, 인문주의자 콘라트 그레벨을 주축으로 하는 집단(츠빙글리의 후계자 하인리히 불링거는 이들을 재세례파라고 불렀다)들이 있었고, 루터의 뜻과는 달리, 루터의 입에서 나오는 말과 청중의 귀에 들어가는 말이 반드시 같지 않아 루터가 원하지 않았던 농민전쟁이 일어납니다.

 

 종교개혁은 무엇일까요? 진보와 자유, 근대성으로 나아가는 힘이었는가 아니면 분쟁과 분열, 억압을 낳은 힘이었는가? 사심 없는 이상주의와 유익한 사회 변화를 북돋는 종교의 능력을 뚜렷이 보여주는 역사적 사례인가 아니면 신앙이라는 미명 하에 자행되는 광신과 불관용을 경고하는 이야기인가? 대관절 종교와 관련된 사태이기는 했던가? 오히려 경제적, 정치적 변화를 정당화하기 위해 속내와 달리 정신의 고양을 들먹인 전형적인 역사적 사례로 보아야 하지 않을까?라고 저자는 책의 시작에서 질문을 하고 이에 대한 의견을 정리해 나갑니다.

 

 , 구교가 달리 생각했던 종교적 교리의 문제였던 구원의 규칙과 기제에 대한 지난한 논쟁, 종교개혁이 성공하기에 쉬웠던 조건 중 하나인 국가의 정치적 계산에 의한 허락 또는 승인과 국가가 벌인 이데올로기 전쟁의 명분이 된 종교개혁을 설명하고, 종교와 사회가 불가분의 관계였던 시대에 종교개혁은 공동체 기독교의 언어와 상징, 의례를 변경하려 애쓰다가 이웃과의 관계와 일상생활의 구조 자체까지 바꾸게 된 사회적 현상, 문화적 영향력 등을 자세히 설명합니다. 종교개혁을 간단히 개념 정리하던 생각들이 정교하게 정리되고, 시대상황이 시야에 펼쳐집니다.

 

 개신교 신자의 입장에서 제가 믿는 교리의 역사적 배경을 다시 한번 더 이해하는 책이 되었고, , 신교가 서로서로 내부와 외부에서 개혁을 했던 노력들을 종교, 정치, 사회, 문화 등 다방면에서 들여 볼 수 있는 기회를 주는 책입니다.

 

 무엇인가를 개혁한다는 말을 하면 마치 새로운 문제를 풀기 위한 노력으로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종교 운동으로서 종교개혁은 근본적으로 새로운 문제들이 아니라 묵은 문제들과 씨름을 하였다고 합니다. 수많은 불협화음이 교계에도 사회에도 존재했습니다. 하지만 종교개혁이 근대 세계의 시작을 우렁차게 알린 서곡이었다는 근거에 대해서 저자는 다음과 같이 설명합니다.

그 서곡의 가락이 지금까지도 크게 울리고 있다면, 그 조표는 신교(또는 트리엔트식 가톨릭교)의 내재적 특성이 아니라 종교개혁기에 대두한 세력들의 역동적인 상호작용과 의도하지 않은 결과의 법칙에서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프로테스탄트 종교개혁과 가톨릭 종교개혁은 사회적, 종교적 균일성의 창출을 지향했으나 목표와 달리 다원주의의 형태들을 산출했으며, 국가의 정치적, 정신적 권력을 강화하겠노라 약속했지만, 국가의 권위에 도전할 수 있는 문법과 어휘를 낳아놓았다. 이 모든 말은 종교개혁의 주된 유산이 분열이라는 사실, 그리고 그 사실에 대처하기 위해 출현한 전략들이라는 것을 가리킨다.’

 

 중세는 종교가 사회의 기본 구조이고 문법이며 사람을 재는 잣대였습니다. 획일적이고, 규범적이며 중세의 정체성입니다. 그러나 종교개혁을 거치고 난 후, 우리 사회는 이제 종교가 개별 요소가 되었고 다채로운 많은 요소들 중 한 요소가 되었습니다. 중세를 넘어 근대로 근대를 건너 현대의 다양한 가치관을 만날 수 있었던 것은 종교개혁이 우리에게 준 선물일 것입니다. 절대적 규범을 가르치는 종교도 변화가 없으면 존재할 수 없다는 점은 신교의 출현으로 인하여 구교로 전락한 가톨릭 교회에서 보았고, 오늘의 신교가 언제든 구교로 전락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개신교 신자인 저는 매일 봅니다.

 

 제가 믿는 종교를 이해하기 위해서 성경에 이어 종교개혁을 공부하고 정리해 봤습니다.

종교개혁, 예스~~~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