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에세이

책 읽는 중 : 기도하고 통곡하며, 이찬수 목사, 규장

무주이장 2021. 4. 27. 13:08

책 읽는 중 : 기도하고 통곡하며, 이찬수 목사, 규장

 

 책의 제목은 성경 사무엘서에서 가져왔다. 사무엘을 낳은 한나가 불임 중에 받은 고통을 하나님께 기도하고 통곡하며(삼상 1:10) 호소하는 모습을 설명하며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는 책이다.

 

 항상 기도하며 하나님에게 도움을 요청하라고 우리는 배운다. 세상일이 잘 되지 않을 때, 부당한 대우에 가슴 아플 때, 연속된 불행에 손발이 떨리고 제대로 설 수조차 없을 때 내일이 보이지 않을 때 하나님의 존재를 믿고 기도를 하라고 한다. 기도를 하면 응답이 있을 수도 있고 없을 수도 있지만 그래도 기도를 하라고 한다. 솔직하게 하나님께 자신의 현재를 고백하고 간구하라고 한다. 쉽지 않은 일이다. 하나님을 믿건만 기도에 대한 응답에 확신이 없어서 그럴 것이다.

 

이찬수 목사는 이렇게 말한다.

우리는 눈에 보이지 않는 세계는 볼 수 없는 우둔한 인생이다. 그러다 보니 문제와 어려움을 만나면 자꾸 눈에 보이는 사람을 찾아간다. 물론 사람도 하나님이 쓰시는 도구 중 하나이다. 하지만 한나처럼 마음이 괴롭고 어려운 일이 있을 때 그 문제를 하나님께 가지고 나아가 기도하고 통곡하는 통로로 사용하는 훈련이 필요하다. 이것이 우리가 취해야 할 삶의 태도이다.

 

 요즘은 과거와 달리 심리적, 정신적 문제가 생기면 정신과 의사와 상담을 하는 것이 익숙하다. 정신과를 지원하는 의사도 많은 것으로 안다. 의사는 아니지만 심리상담을 하는 상담사도 많다. 내가 경험한 심리상담의 요체는 그냥 상담자의 말을 들어주는 것이었다. 무슨 대단한 일이 아니라고 생각하다가 우리 주위에서 자신의 말을 유심히 들어주는 존재들이 귀하다는 것을 알았다. 자신의 어려움을 아무도 들어주지 않을 때 괴로움은 누적되고 만성화되며 자신을 망가뜨린다. 이제 사람들은 비용을 부담하며 자신의 말을 들어주는 존재에 의존하며 자신을 추스른다.

 

 보이지 않는 하나님과 대화를 하는 방법과 의사나 상담사처럼 보이는 사람과의 대화 중 어떤 것을 선택하는 것이 맞을까? 이찬수 목사의 설명을 더 들을 필요가 있다.

 

 한나가 기도하는 사람만이 누릴 수 있는 보다 근원적인 두 가지 감정의 은혜를 받았다며 이찬수 목사는 첫째, 평안과 둘째, 기쁨을 적는다. 한나가 기도를 통하여 평안을 얻은 이유는 기도 중 하나님의 심정이 한나에게 고스란히 전해졌기 때문이라고 하면서 나의 환경은 여전히 요동치고 있고 내면세계에는 격랑이 일고 있다. 하지만 그 가운데서 하나님께 기도와 간구로 아뢸 때 마음 한편에 나니 안심하라! 평안하라라고 말씀하시는 예수님의 평안이 우리 내면에 물밀 듯 밀려오는 기적을 맛보는 은혜가 있기를 바란다”라고 축원한다.  

 

 한편 또 하나의 은혜는 기쁨인데, 이는 기도에 대한 응답으로 임신한 한나의 기쁨을 생각하기 쉽지만 그렇게 좁게 해석할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한나는 사무엘을 임신한 것이 기쁨이지만 단 한 줄도, 단 한 자도 아들을 얻게 된 것으로 인하여 기뻐한다는 말이 없다. 한나가 지금 삼중으로 거듭 표현하는 기쁨은 하나님이 원하던 아들을 주셨기 때문에 누리는 기쁨이 아니다. 여호와로 말미암아, 여호와로 말미암아, 주의 구원으로 말미암아 기뻐하는 것이다,라고 하면서 한나의 기쁨을 해석한다.

 

 하나님을 믿지 않는 사람들이 만나는 정신과 의사나 상담사들이 여러분들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길 간절히 기도한다. 그래서 평안과 치유의 기쁨을 얻길 기원한다. 치유를 받지 못한다 하더라도 상당을 통하여 최소한 평안을 얻길 기도한다. 그러려면 정신과 의사나 상담사를 믿어야 한다. 그것이 전제다. 한편 하나님을 믿는 우리도 마음속 구겨 넣고는 꺼내지 못했던 많은 사연들을 하나님께 그대로 토하고 나의 마음을 위로하는 하나님의 마음을 느껴 평안을 얻게 되길 간구한다. 그래서 우리의 기도를 들어주시는 하나님의 존재 그 자체로 말미암아 기뻐할 줄 아는 사람이 되면 좋겠다. 이것 역시 전제는 믿음이다. 사람에 대한 믿음 vs 하나님에 대한 믿음 사이에서 우리는 갈등한다.

 

 기도를 하는 이유를 알게 되었다. 그러면서 사람을 믿을 것인가? 사람은 믿을 만한 존재인가?라는 근원적 문제를 다시 생각한다.

예스24 서점에 진열된 책 사진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