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공부,오늘묵상

예레미야서를 읽으면서 드는 기시감(데자뷔)

무주이장 2018. 11. 12. 13:25

예레미야서를 읽으면서 드는 기시감(데자뷔)

 

 

 

1

영화 ‘남한산성’의 시놉시스

1636년 인조 14년 병자호란.청의 대군이 공격해오자 임금과 조정은 적을 피해 남한산성으로 숨어든다. 

추위와 굶주림, 절대적인 군사적 열세 속 청군에 완전히 포위된 상황, 대신들의 의견 또한 첨예하게 맞선다.

순간의 치욕을 견디고 나라와 백성을 지켜야 한다는 이조판서 ‘최명길’(이병헌)과 청의 치욕스런 공격에 끝까지 맞서 싸워 

대의를 지켜야 한다는 예조판서 ‘김상헌’(김윤석). 그 사이에서 ‘인조’(박해일)의 번민은 깊어지고, 

청의 무리한 요구와 압박은 더욱 거세지는데...

나아갈 곳도 물러설 곳도 없는 고립무원의 남한산성

나라의 운명이 그곳에 갇혔다!

 

2.

모두가 잘 아는 내용이다. 청의 대군을 상대로 남한산성에 갇혀 나라의 운명이 풍전등화와 같을 때다. 말이 화살을 대신하여 날아다니는 조정의 모습이다. 영화의 대사를 소개한다. 이조판서 최명길과 예조판서 김상헌의 논쟁이다.

최명길: ..신의 학식과 경륜이 짧아, 전하의 성심을 온전히 글로 옮기지 못했사옵니다. 고쳐야 할 곳이 있으면 하명해 주시옵소서.

김상헌: 이 문서가 정녕 살자는 문서이옵니까? 전하, 명길의 문서는 살자는 글이 아니라..

최명길: (김상헌이 말을 채 마치기도 전에) 그러하옵니다. 신의 문서는 글이 아니라, 길이옵니다. 전하께서 밟고 걸어야 할 길이옵니다.

김상헌: 지금 전하의 군사들은 추위와 배고픔을 견디며 죽기로 성첩을 지키고 있사옵니다!

최명길: 성첩 위 군사들은 이미 추위와 굶주림에 기력을 잃어가고 있사옵니다.

김상헌: 내일이 보름이옵니다. 오늘밤 반드시 금단산에 봉화가 오르고 근왕병들이 성을 향해 달려올 것이옵니다!

최명길: 오늘 답서를 보내지 않으면.. 칸의 대군이 성벽을 넘어 들어와 세상은 모두 불타고 무너져버릴 것이옵니다.

김상헌: 하룻밤이옵니다! 하룻밤을 버티지 못하고 어찌 먼저 무릎을 꿇으려 하시옵니까!

최명길: 그 하룻밤에 온 세상이 무너질 수 있사옵니다. 상헌은 우뚝하고, 신은 비루하며 상헌은 충직하고, 신은 불민한 줄 아오나! ..내일 신을 죽이시더라도.. 오늘 신의 문서를 칸에게 보내주소서.

김상헌: 명길이 칸을 황제로 칭하고 전하를 칸의 신하로 칭했으니, 전하께서는 명길의 문서를 두 손에 받쳐들고 칸 앞에 엎드리시겠사옵니까? 무릎을 꿇고 술을 따르라 명한다면 칸에게 술을 따라 올리시겠사옵니까?!

최명길: 전하.. 강한 자가 약한 자에게 못할 짓이 없는 것과 같이 약한 자 또한 살아남기 위해 못할 짓이 없는 것이옵니다!김상헌: 정녕 명길이 말하는 것이 전하가 살아서 걸어가시고자 하는 길이옵니까?

최명길: 상헌의 말은 지극히 의로우나 그것은 그저 말에 지나지 않사옵니다! 상헌은 말을 중히 여기고, 삶을 가벼이 여기는 자이옵니다.

김상헌: 명길이 말하는 삶은 곧 죽음이옵니다. 신은 차라리 가벼운 죽음으로 죽음보다 더 무거운 삶을 지탱하려 하옵니다.

최명길: 죽음은 가볍지 않사옵니다, 전하! 상헌이 말하는 죽음으로써 삶을 지탱하지는 못할 것이옵니다!

김상헌: 명길은 삶을 죽음과 구분하지 못하고 삶과 죽음을 뒤섞어 삶을 욕되게 하는 자이옵니다!

최명길: 죽음은 견딜 수 없고, 치욕은 견딜 수 있사옵니다! 전하, 만 백성과 함께 죽음을 각오하지 마시옵소서!

김상헌: (울먹이며) 한 나라의 군왕이 오랑캐에 맞서 떳떳한 죽음을 맞을지언정 어찌 만 백성이 보는 앞에서 치욕스러운 삶을 구걸하려 하시옵니까!? 신은 그런 임금은 차마 받들 수도, 지켜볼 수도 없으니, 지금 이 자리에서 신의 목을 베소서...

최명길: 무엇이 임금이옵니까?! 오랑캐에 발밑을 기어서라도 제 나라 백성이 살아서 걸어갈 길을 열어줄 수 있는 자만이 비로소 신하와 백성이.. 마음으로 따를 수 있는 임금이옵니다! 지금 신의 목을 먼저 베시고, 부디 전하께서 이 치욕을! ..견뎌주소서...

 

3.

시대와 무대가 다른 곳에서의 장면

 

예레미야 : 이 성에 머무르는 자는 칼과 기근과 전염병에 죽으리라. 그러나 갈대아인에게 항복하는 자는 살리니 그는 노략물을 얻음 같이 자기의 목숨을 건지리라 여호와께서 이와 같이 말씀하시니라. 이 성이 반드시 바벨론의 왕의 군대의 손에 넘어가리니 그가 차지하리라 하셨다 하는지라(예레미야 38장 2, 3절)

 

스바댜, 그다랴, 유갈, 바스훌 등 고관들: 왕께 아뢰되, 이 사람이 백성의 평안을 구하지 아니하고 재난을 구하오니 청하건대 이 사람을 죽이소서 그가 이같이 말하여 이 성에 남은 군사의 손과 모든 백성의 손을 약하게 하나이다(예레미야 38장 4절)

 

제 스스로 나라와 백성을 지키지 못하는 자들은 충신들을 시험에 들게 하고, 나라와 백성의 존망을 위태롭게 하는 것은 고금과 동서양을 막론하고 같더라.

 

예레미야서를 읽으면서 느끼는 기시감이 이렇더라.

 

(남한산성 관련 인용문은 위키백과에서 인용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