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 이야기로 읽는다. 스티븐 J. 니콜스 지음/전의우 옮김/성서 유니온 출판 중에서
조지 오웰의 ‘1984’와 올더스 헉슬리의 ‘멋진 신세계’를 비교한 내용을 정리함
낙원의 곤경: 타락
성경 이야기에는 단지 하나의 구성(plot)만 있는 게 아니라, 최고의 줄거리(plotline)가 이어진다. 성경의 줄거리는 크게 네가지 요소로 구성된다. 창조, 타락, 구속(救贖), 회복이 그것이다 네 요소는 성경 내러티브의 흐름을 따른다.
하나님이 창조하신 낙원이 아담과 하와의 불순종으로 인해 타락한다. 아담과 하와는 타락하자 서로 공격했다. 서로 밀고했고, 서로 비난했으며, 서로 손가락질했다. 이로써 완벽했던 이들의 관계도 망가졌다. 아담은 하와를 공격했으나 가인은 아벨을 살해했다. 죄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우리를 끝 모를 구렁텅이에 밀어넣는다.
이러한 타락을 주제로 쓴 소설이 조지 오웰의 ‘1984년’과 올더스 헉슬리의 ‘멋진 신세계’이다. 조지 오웰은 빅 브라더라는 절대자가 지배하는 암울한 세상을 그렸고, 올더스 헉슬리는 빅 브라더가 아닌 인간 스스로 테크놀로지를 떠받들면서 압제를 환영하고 스스로의 사고를 무기력하게 한다는 것을 말했다. 이들 두 작품을 비교한 책이 미국의 닐 포스트만의 ‘죽도록 즐기기’란다. 닐 포스트만이 자신의 저서 서문에 기록한 내용을 ‘성경, 이야기로 읽는다’에서 인용한 글을 정리한다. 훌륭한 선생님들이 이미 있어 이렇게 요약할 수 있음에 공부하는 즐거움이 배가된다. 아래는 닐 포스트만의 글을 요약한 것이다.
‘우리는 1984년에 시선을 고정했다. 마침내 1984년이 되었으나 예언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그러자 생각 깊은 미국인들은 자신을 부드럽게 찬양했다. 자유 민주주의가 견고히 뿌리내렸다. 다른 지역에서는 테러가 일어났다. 그러나 오웰의 악몽이 적어도 우리는 비켜갔다.
하지만 우리는 오웰의 어두운 전망이 전부가 아니라는 사실을 잊었다. 좀 더 오래되고, 좀 더 알려졌으나, 섬뜩하기는 마찬가지이다. 올더스 헉슬리의 ‘멋진 신세계’가 그것이다. 지식인들의 일반적인 믿음과는 반대로, 헉슬리와 오웰은 동일한 예언을 한 게 아니었다. 오웰은 우리가 외부 억압에 짓눌릴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나 헉슬리의 전망에서는 사람들에게서 자율과 성숙과 역사를 빼앗는 데 구태여 빅 브라더가 필요하지 않다. 그가 보았듯이, 사람들은 억압받길 좋아하게 될 테고, 사고 능력을 빼앗아버릴 기술을 숭상하게 될 터이다.’
그리고 이어지는 그의 글을 간단히 표로 작성했다.
오웰이 두려워 한 것들 | 헉슬리가 두려워 한 것들 |
책을 금지하려는 자들 | 아무도 책을 읽으려 들지 않을 테니 책을 금지할 이유가 없어질까 봐 |
우리에게서 정보를 빼앗아버릴 자들 | 우리에게 너무 많은 정보를 주어 우리를 수동적인 태도와 이기주의에 빠뜨릴 자들 |
진리가 우리에게서 은폐될까 봐 | 진리가 무관심의 바다에 빠질까 봐 |
우리의 문화가 포로 문화가 될까 봐 | 우리가 하찮은 문화가 될까 봐 |
우리가 증오하는 대상이 우리를 무너뜨릴까 봐 | 우리가 사랑하는 대상이 우리를 무너뜨릴까 봐 |
‘성경, 이야기로 읽는다’의 저자는 우리의 연예 문화가 1985년 이후 오락을 얼마나 더 끈질기게 추구했는가?하는 문제의식을 가지고 헉슬리의 미래관에 동의한다. 우리는 각자 오락을 향한 추락과 죄에 대한 무감각의 영향을 받아왔다고 하면서 타락은 죄가 실제로 얼마나 비극적인지 우리에게 일깨운다고 주장한다. 우리는 이기적이고 죄악된 욕망을 채우면 즐거울 거라고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다고 하면서 고통만 더할 뿐이다고 한다. 죄에 매인 우리가 즐거워 보이는 죄에 빠지지만 단지 비극과 슬픔을 더할 뿐이다고 하면서 단락을 끝낸다. 그러나 단락을 끝내면서도 그는 희망을 전한다.
“이 모든 저주와 나쁜 소식 가운데, 한 줄기 약속이 있다. 희망이 있다. 아담이 타락 때 한 일을, 그리스도께서 이야기의 다음 장에서, 구속의 장에서 되돌리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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