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랑이 2

작은 땅의 야수들. 김주혜 장편소설. 박소현 옮김. 다산책방 간행

벌써 먼 옛날이 된 듯한 3년 전, 개인적으로 눈 떠보니 선진국이었던 시절을 느꼈던 사건들이 몇 있었습니다. K-POP이 세계 여기저기에서 불리고, 그들이 공연하는 곳에서는 인산인해를 이루었다는 소식이 들렸습니다. 한국계 미국작가의 작품이 드라마로 만들어졌다고 언론이 난리였습니다. 드라마부터 챙겨보고 책을 읽었습니다. 문학적인 면에서는 파친코에 그렇게 호들갑을 떠는 이유에 공감할 수 없었습니다. 단지 김민하 배우의 연기를 보며 지독한 일상을 꿋꿋이 살아내는 끈질김에 감탄한 기억은 사라지지 않습니다. (김민하 배우는 그 후 '조명가게' 드라마에서 다시 봤습니다. 다시 보니 반가왔습니다)  근대의 굴곡진 역사를 살아낸 사람들의 이야기는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어디 한 분야라도 빠짐없이 많다는 사실을 우리..

매일 에세이 2025.03.19

마음도 번역이 되나요. 엘라 프랜시스 샌더스 글 그림. 김서령 옮김. 시공사 2

호박 구덩이마다 호박이 자라는 것이 다릅니다. 이렇게 잘 자란 놈을 보면 기분이 좋아집니다. 하지만 무엇 때문인지 성장이 더딘 녀석을 보면 바퀴벌레가 찾아온 듯 우울하고 미안해집니다. 조금 더 신경을 써서 흙도 북돋우고, 퇴비나 비료도 신경 써야 하겠습니다. 나이가 들어 수영하며 물먹기처럼 일을 못하지만 한 가지 일에 한정해 집중하면 잘할 수 있다고 믿습니다. 비록 테이블보로는 너무 작고 냅킨으로는 너무 큰 듯 일의 매조지가 엉성해도 작물은 약간의 정성에도 쉬이 감사하듯 대답하며 잘 자랍니다. 농사일은 말이면 말, 호랑이면 호랑이처럼 하면 됩니다. 한 번만 하면 모르는 일도 쉽게 배우고, 배운 걸 실천하면서 실력도 늡니다. 약간의 정성과 열심이면 떠돌이 난파선 같은 밭을 면할 수 있습니다. 어쨌든 풀만 ..

매일 에세이 2023.06.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