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라 작가의 귀신 이야기는 재미있습니다. 이 나이에도 정 작가의 책을 읽은 후에는 캄캄한 방에서 자다가 일어나 거실로 나가거나 화장실을 가려면 먼저 불을 켜야 할 정도로 무섬증이 생깁니다. 아내가 집안 여기저기 센스등을 부착한 것은 혹시 정 작가의 이야기를 읽은 때문이 아닌지 갑자기 궁금해졌습니다. 이야기가 무섭긴 하지만 귀신을 알고 싶어서 읽습니다. 사연 없이 귀신이 왜 생겼겠습니까? 한을 품었던, 못다 한 말이 있던, 누군가가 보고 싶던 귀신은 이유가 있어 나타납니다. 이유가 있어 나타났으니 들어주고 도와주면 물러나는 것이 또 귀신입니다. 그게 진짜 귀신 이야기입니다. 원한에 사무쳐서 아무나 뜬금없이 사람을 죽이고 괴롭히는 이야기는 그래서 무섭지도 않고 재미도 없습니다. 애나벨 같은 영화는 아무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