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사의 탄식 3

천사의 탄식. 마종기 시집. 문학과 지성사 간행 3

젊다는 것, 싱싱하다는 것은 생물적인 개념일 경우가 많습니다. 이와 달리 마음이 젊은 사람, 생각이 싱싱한 사람 같은 표현은 생물학적인 연령을 기준으로 하지 않습니다. 선거철이 되면서 각 당에서는 늙은 의원을 젊은 의원으로 바꾸려는 노력을 합니다. 마음은 늙지 않았는데, 인생 90부터라는데 고집을 부리며 무대에서 내려오길 거부하는 사람들이 보입니다. 자기가 한 행동은 뒤돌아보지 않고 남 탓을 하는 사람들은 생물학적인 나이보다 더 마음이 늙어 노추라고 하는 것을 벗겨내지 못합니다. 자신이 한 일조차 스스로 알지 못하는 데, 어디서 의원을 하겠다는 것인지 망령됩니다. 젊을 때부터 가졌던 소신은 언제 팔아먹었는지 뻔뻔하기까지 할 때, 아~ 마음이 늙은 노인은 쉽게 젊거나 싱싱한 경우가 드물구나 깨닫습니다. 그..

매일 에세이 2024.03.06

천사의 탄식. 마종기 시집. 문학과 지성사 간행 2

나이가 드신 분들이 젊은 제게 해준 이야기를 새겨듣는 경우가 별로 없었습니다. 주변에 달리 사회적 성공을 하신 분이 없어서 그랬다는 생각을 한 적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요즘처럼 사회적 성공을 하신 분들을 초청해서 강연을 하는 것이 상품이 된 세상에서 나이가 들었지만 역시 듣고 싶은 강연을 하시는 분들은 흔하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사회적 성공 여부와는 관계없는 일입니다. 성격이 고집스러워서 남의 말을 듣지 않은 것으로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성격이란 것이 본질적으로 유전적 상속을 받은 것이고, 성격을 바꾸는 것이 유전자 조작만큼 쉽지도 않을뿐더러 알려지지 않은 부작용이 클 수도 있어 위험부담이 큽니다. 아버지 어머니의 먼 아버지 어머니 때부터 적응성을 높여 장착된 유전자가 준 고유한 성격을 바꾸는 ..

매일 에세이 2024.03.06

천사의 탄식. 마종기 시집. 문학과 지성사 간행 1

나이가 들면 여기저기 아프기 시작합니다. 몸이 아프면 마음도 약해집니다. 수년간 같은 경기도에 살면서도 전화 연락 한 번 제대로 하지 않던 외사촌 동생이 전화를 했습니다. 순간 집에 우환이 생겼나 하는 생각부터 들었습니다. 내년이면 구순인 외삼촌이 계시니 그런 생각이 든 겁니다. 다행히 나쁜 소식은 없었습니다. 조카가 결혼을 한다는 소식을 전합니다. 자주 보진 않았지만 맹랑한 녀석이 벌써 31살이라고 하니 세월은 시위를 떠난 화살이건만 모르고 있었습니다. 동생의 근황을 묻다 하던 일이 거의 없어졌다는 말에 “구상 중인 사업은 없니?” 묻자 “이제는 사람들 만나서 도움을 요청하고 뭔가를 한다는 것이 자신이 없습니다.” 답이 옵니다. 일을 시작하겠다고 생각을 하면 몸도 아파진다고 말을 이었습니다. “그래 건..

매일 에세이 2024.03.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