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죽었습니다. 한두 사람이 죽은 것이 아닙니다. 한 사람은 하나의 우주라고 했는데, 하늘에 구멍이 뚫릴 정도로 많은 우주가 죽었습니다. 현장을 수습하며 브리핑을 하던 소방책임자의 손이 덜덜 떨고 있었습니다. 숱한 사고 현장을 수습하던 그 조차도 차마 눈뜨고 볼 수 없는 광경에 전율했습니다. 그런데도 정부는 죽은 자의 이름을 봉인하고 얼굴을 가린 채 사라진 우주를 추모하겠다고 합니다. 분명 정부 지침 어딘가에 있을 근조 리본은 사실을 뒤집듯 공무원들의 가슴에 뒤집혀 달렸습니다. 근조는 사라졌습니다. 사람의 가치를 정권의 안정을 방해하는 장애물로 생각하거나, 최소한 어떤 무모한 가치를 지키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했습니다. 지키려던 그 가치는 무엇일까요? 국력을 채우는 어쩔 수 없는 희생이라고 함부로 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