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라 단편선 3

아무도 모를 것이다. 정보라 환상문학 단편선. 퍼플레인 간행 4

정보라의 단편소설 ‘완전한 행복’ 속의 완전한 행복론 고찰 소설은 이야기입니다. 이야기는 가상과 허구와 상상이기도 합니다. 작가는 이것들이 근본적으로 같다고 주장하지요. 작가는 비현실적인 이야기들을 좋아한다고 말합니다. 그렇지. 재미있으면 된다고 저도 믿습니다. 작가는 자기의 이야기에는 교훈이 없다고 주장합니다. “독자에게 교훈 같은 걸 줄 만큼 훌륭한 사람이 아니다”라고 하면서 그 증거로 “한때 뭘 아주 잘 몰랐던 사람이고, 지금도 별로 뭘 잘 아는 것 같지 않다”는 말을 합니다. 자기 객관화가 잘 되어 있는 것 같습니다. 작가는 그럼에도 노력은 하고 있다고 하지만, 알려고 노력한다는 말인지, 교훈을 주려고 노력을 한다는 말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그의 노력 때문인지, 아니면 그의 지식이 늘어서 그런지 ..

매일 에세이 2023.08.14

아무도 모를 것이다. 정보라 환상문학 단편선. 퍼플레인 간행 3

머리카락: 군대에서 자라는 머리카락 사족처럼 부연할 이야기가 생각났습니다. 과거 군대는 폭력이 난무했습니다(영화 D.P.를 보면 아직도 군대 내 폭력이 근절되지 않았다고 합니다만 그렇게 믿고 싶지 않습니다). 선임이라는 이유로 별 이유도 없이 후임을 괴롭히는 일이 밥 먹듯 자주 일어났습니다. ‘얼 차렷’이라고도 불렀지만 폭력일 뿐입니다. 소대 내 가장 높은 선임은 중간 후임에게 막졸들이 얼이 빠졌다고 갈구고, 중간 선임은 후임들을 연이어 갈구는 구조입니다. 중간 선임은 폭력의 사슬에서 벗어날 수가 없습니다. 선임자가 갈궈도 나는 폭력을 사용하지 않겠다고 결심을 하면 본인이 모든 폭력의 피해자 역할을 감당해야 할 뿐만 아니라, 자기가 빠졌다고 해서 소대 내의 폭력은 근절되지 않습니다. 다른 누군가가 역할을..

매일 에세이 2023.08.14

아무도 모를 것이다. 정보라 환상문학 단편선. 퍼플레인 간행 2

머리카락: 서울에 살면 갖게 되는 특권들 서울에서 살면 가지는 첫 번째 특권은 도로가 막혀도 시속 40KM는 갈 수 있다는 겁니다. 교통 체증이 심하다고 하지만 대구나 부산과 비교하면 도로상황이 그리 나쁜 것이 아닙니다. 교통체증이 있어도 차의 속도가 0인 경우가 거의 없습니다. 부산의 경우 교차로마다 신호를 기다릴 때면 하염없이 차를 세우고 기다려야 합니다. 그래서 중간에 끼어드는 차를 앞차가 허락하면 앞차에 대고 뒤차에서 경적을 울리고 욕을 합니다. 차가 한 대 끼어들면 뒤차는 다음 신호를 받을 수 없는 상황으로 다시 5분을 더 기다려야 하기 때문입니다. 서울에서는 그래도 끼어드는 차량에 대해 뒤차의 아량이 큰 편입니다. 서울 사람의 아량과 불편한 욕설을 하지 않는 교양은 많은 차에 비해 도로상황이 ..

매일 에세이 2023.08.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