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도가 바다의 일이라면, 김연수 장편소설, 문학동네 “사람과 사람사이에 서로에 대한 이해를 가로막는 심연이 존재합니다. 그 심연을 뛰어넘지 않고서는 타인의 본심에 가닿을 수가 없어요. 그래서 우리에게는 날개가 필요한 것이죠. 중요한 건 우리가 결코 이 날개를 가질 수 없다는 점입니다.”(241쪽) 어머니에게서 버려져 해외로 입양을 간 아이가 자기를 낳았던 엄마의 땅, 진남에서 어머니를 똘똘 묶고, 얽었던 이야기를 찾아가는 소설입니다. 타인을 오해하여 미워하고 그래서 비극과 슬픔을 품고 뱉어내는 이유가 사람과 사람사이에 서로에 대한 이해를 가로막는 심연 때문이라고 작가는 주장하는 듯합니다. 심연을 건널 수 없다는 절망이 사람에게는 없는 날개를 희망하는 것이겠지요. 그렇지만 가질 수 없는 희망은 고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