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역사 역사의 오늘 3

오늘의 역사 역사의 오늘. 에두아르도 갈레아노 지음. 남진희 옮김. 버터북숲 간행 3

6월 10일 한 세기 뒤2010년 이맘때,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동성 결혼의 합법화를 놓고 토론이 벌어졌다. 그들의 적은 ‘지옥의 결혼에 맞선 신의 전쟁’을 선포했지만, 이 안건은 하나씩 장애물을 넘었다. 묵묵히 가시밭길을 걸어간 끝에 7월 15일 아르헨티나는 성적 다양성이라는 무지개 안에서 모든 사람의 완전한 평등을 인정한 라틴아메리카 최초의 국가가 되었다. 순종 속에 살고 거짓말 속에 죽기를 권유하며 사회를 억눌러온 위선의 패배이자, 이름만 바꿨을 뿐 끊임없이 화형장에 불쏘시개를 공급해 온 종교재판소의 패배였다. (註 라틴아메리카에서는 아르헨티나를 시작으로, 브라질, 우루과이, 콜롬비아, 멕시코(32개 주), 에콰도르, 코스타리카, 칠레가 동성 결혼을 합법화했다. 볼리비아와 엘살바도르, 과테말라, 온두..

매일 에세이 2025.02.12

오늘의 역사 역사의 오늘. 에두아르도 갈레아노 지음. 남진희 옮김. 버터북숲 간행 2

3월 20일 거꾸로 본 세상2003년 3월 20일, 이라크 비행기가 미국을 폭격했다. 폭격 이후 이라크 군대가 미국 영토로 공격해 들어갔다. 양측에서 수많은 사상자가 나왔다. 대부분이 여성과 아이들이었던 수많은 미국 시민이 생명을 잃거나 불구가 되었다. 정확한 숫자에 대해선 밝혀진 바가 없다. 침략자 중에서 희생자 수를 셀 수는 있지만, 침략당한 쪽 희생자 수를 세는 것은 금지된 오랜 전통 때문이다. 전쟁은 불가피했다. 이라크와 전 인류의 안보는 미국의 무기고에 쌓인 대량 살상 무기의 위협을 받고 있었으므로. 반대로 이라크가 알래스카의 석유를 장악하려 한다는 영악하면서도 교활한 소문은 아무런 근거도 없이 퍼져갔다. (註 2003년 3월 20일, 미국과 연합군이 이라크를 침공하여 사암 후세인 정권을 무너뜨..

매일 에세이 2025.02.10

오늘의 역사 역사의 오늘. 에두아르도 갈레아노 지음. 남진희 옮김. 버터북숲 간행 1

역사는 오늘의 기록입니다. 오늘의 기록이 모여 역사가 됩니다. 이 책은 1월 1일부터 12월 31일까지 저자가 기록한 역사입니다. 역사에서 오늘을 기억한 책입니다. 저자는 승자의 역사를 기록하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그가 얘기하는 역사를 읽은 기억이 거의 없습니다. 승자의 기록인 역사에 익숙한 탓이지요. 에두아르도 갈레아노는 우루과이 몬테비데오(오랜만에 듣는 도시입니다)에서 태어나 우루과이 쿠데타로 투옥되었다가 아르헨티나로 갔고 아르헨티나에서도 쿠데타가 발생하자 다시 에스파냐로 망명했다고 합니다.    1985년이 되어서야 마침내 귀국한 갈레아노가 2012년(72세)에 쓴, 한 권으로 정리한 인류의 달력이라고 소개하는 책입니다. 그의 역사관이 짐작됩니다. 그는 부조리를 보는 예리한 시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매일 에세이 2025.02.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