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븐 킹 단편선 2

악몽을 파는 가게 2. 스티븐 킹 단편선. 이은선 옮김. 황금가지 간행

스티븐 킹의 말입니다. “‘장르’라는 단어에는 전혀 관심이 없다. 나는 공포 소설을 좋아한다. 그런가 하면 탐정 소설, 긴장감 넘치는 이야기, 바다 이야기, 순수 문학, 기타 등등도 좋아한다” (314쪽) 작가가 그냥 하는 말로 들리지 않습니다.  악몽을 파는 가게는 ‘악몽’이라고 하니 공포 소설에 속하는 이야기로 보입니다. 하지만 그의 악몽에는 ‘기타 등등’이 숨어 있습니다. 생활고에 지쳐 아이들과 함께 동반자살을 하는 이야기에는 칠순이 넘은 노인들의 삶이 같이 등장합니다. (허먼 워크는 여전히 건재하다) 죽음은 순서가 있는 것이 아니다는 말이 생각나면서 사회가 보호하지 못한 사람들을 기억하게 합니다. 이 이야기에서 악몽은 무엇일까 마음이 복잡합니다.  죽은 아내를 보내지 못하고 공동주택 안에 시신을 ..

매일 에세이 2025.03.20

악몽을 파는 가게 1. 스티븐 킹 단편선. 이은선 옮김. 황금가지 간행

단지 유령이 나오고 악령이 나오고 귀신이 나온다고 해서 무서운 이야기는 아닙니다. 유령이 나와 닮았고, 악령이 어디선가 본 적이 있고, 귀신이 낯이 익으면 무서운 이야기가 됩니다. 인간 내면에는 여러 인간성이 도사리고 있다는 이야기를 듣습니다. 그저 그런 이야기로 듣다가 어느 날 문득 ‘죽이고 싶은’ 마음이 교교한 달빛 아래, 느티나무 그림자 밑에서 숫돌에 칼을 갈아 칼날이 설 때처럼 시퍼렇게 살아나면 보고 싶지 않은 다른 나의 존재를 인식합니다. 그게 유령이고 악령이고 귀신이라는 생각이 들 때 무서운 이야기가 됩니다.  정보라의 ‘저주토끼’를 읽고 비가 오는 밤마다 가로등 불빛 아래를 지나 집으로 와서 매번 반복해서 들려주는 이야기는 오늘 밤도 카페에서 술집에서 길바닥 시위장소에서 반복해서 들려옵니다...

매일 에세이 2025.03.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