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 한 일 4

사랑이 한 일, 이승우 소설, 문학동네 출판 4.

허기와 탐식 아브라함에게는 아들이 둘 있습니다. 이스마엘과 이삭이지요. 아브라함은 이삭을 사랑하여 이복 형인 이스마엘을 쫓아냅니다. 그런 이삭을 하나님이 아브라함의 믿음을 시험하려 제물로 바치라고 하자 아버지 아브라함은 하나님의 지시를 따릅니다. 제단의 제물이 될 뻔한 이삭이 하나님을 만나고, 아버지 집으로 갈 수가 없어 산을 내려와 광야를 걸어 만난 사람이 형 이스마엘이라고 저자는 짐작합니다. 아버지가 자신에게 한 행위를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던 이삭은 이스마엘 형에게는 자신이 당한 일을 말하고 위로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는 추론입니다. 일리가 있습니다. 비록 어린 날, 형이 쫓겨나 형과의 사귐이 오래 지는 않았지만, 형의 존재를 모를 리 없고, 형의 부재의 이유 또한 알고 있었을 것입니다. ..

매일 에세이 2022.09.02

사랑이 한 일, 이승우 소설, 문학동네 출판 3.

사랑이 한 일 제가 중학교와 고등학교를 다닐 때, 폭력적인 선생님이 많으셨지요. 어떤 분은 문패를 만드는 나무를 이용해서 뺨을 때리거나, 아예 도구는 사용하지 않으시고 손목시계를 푼 뒤 권투를 하던 분도 있었고, 격투기를 하는 분도 있었습니다. 박봉에 시달리면서 집에서는 아내의 바가지를 들어야 했고, 학교에서는 말을 듣지 않는 사춘기 소년들과 시루느라 쌓인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방법이었다고 저는 이해했습니다. 간혹 학생을 훈육하기 위한 도구로 사용한 몽둥이에 ‘사랑의 매’라고 턱도 없는 문구를 새긴 선생님도 있었지만, 분명한 것은 그들의 행위는 ‘사랑 때문’은 아니었습니다. 당시가 아니고 나이가 들고 사회생활을 하면서 든 생각일 뿐이지만, 이해를 한다고 끝나는 일도 아닙니다. 아직도 눈에 선한 선생님들이 ..

매일 에세이 2022.09.02

사랑이 한 일, 이승우 소설, 문학동네 출판 2.

사랑이 한 일, 이승우 소설, 문학동네 출판. 하갈의 노래: 누군가를 희생시켜야 확인할 수 있는 게 믿음일까? 성경의 구약을 읽으면 공의로운 하나님이란 표현을 하지만, 실상은 징벌의 하나님을 자주 봅니다. 하도 유대인을 사랑해서인지는 모르겠지만, 늘 사랑한다고 하면서 이방인의 다른 하나님을 따르는 유대인들에게는 참지 못하고 벌을 내립니다. 창세기에서는 노아의 가족과 노아의 방주에 탄 짐승들을 제외하고는 몽땅 물귀신을 만들어 버리시지요. 소돔과 고모라에는 유황불을 내려 다 타 죽입니다. 그것도 모자라 불타는 성을 돌아보면 그 사람은 소금기둥으로 만들지요. 무서운 하나님이어서 그런지, 저는 이런 하나님이 늘 불만이었습니다. 너무 사랑하면 집착이 생기고, 집착이 심하면 탈이 나지요. 전지하시고 전능하신 하나님..

매일 에세이 2022.09.01

사랑이 한 일, 이승우 소설, 문학동네 출판 1.

소돔의 하룻밤: 롯 아내의 진술. 이승우 작가의 소설입니다. 창세기 아브라함의 자손들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작가는 성경을 번역했다고 소개합니다. 그러나 번역자의 시선은 성경을 기록한 자의 시선과는 다릅니다. ‘작가의 말’입니다. “내 번역의 방법은 인간의 마음으로, 즉 소설을 통해 신의 마음, 즉 믿음의 문제에 접근하는 것이었다” 성경은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이야기는 누가 하느냐에 따라 내용이 달라지기도 합니다. 누가 듣느냐에 따라서도 이야기는 다양해집니다. 그렇기에 수많은 세월이 지난 지금도 많은 사람들이 읽고 있고, 읽은 후, 전해주는 이야기도 다채롭습니다. 저는 작가가 인간의 마음으로 접근하면서도 빠뜨린 사람을 통해 다른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롯의 아내의 시선입니다. 남편은 삼촌인 아브..

매일 에세이 2022.08.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