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 차일드 2

빨간 집. 리브 앤더슨 지음. 최유솔 옮김. 그늘 간행

정유정의 종의 기원에서 새로운 인간종을 보았습니다. 자신을 낳고 기른 엄마와 엄마의 자매, 함께 자란 형을 살해하면서도 마음의 동요가 없는 전에 본 적이 없는 인간종의 출현을 작가는 흥미진진하게 풀어냈습니다. 읽으면서 불편한 느낌은 오히려 독자의 몫이었습니다. 이렇게 이야기를 전개한 작가는 당초 계획했던 이야기를 세 번에 걸쳐 고쳐서 완성했다고 하니 그도 또한 많이 불편했던 모양입니다. 불편하지만 현실에서도 종종 일어나는 패륜입니다. 비속과 존속 살해입니다. 그런데 그 반대는 어떨까요?  어머니가 자식을 학대하고 딸을 죽인 살인자를 확인하기 위하여 또 다른 자식을 미끼로 쓴다면 이야기는 달라집니다. 친딸이 납치된 후 살해되었고 실종된 딸을 찾아 나선 엄마는 결국 딸도 찾지 못하고, 아마도 딸을 죽였을 살..

매일 에세이 2024.08.01

제발 조용히 좀 해요. 레이먼드 카버 지음. 손성경 옮김. 문학동네 간행

제가 좋아하는 운동은 테니스입니다. 공을 치는 것을 좋아합니다. 다행히 저의 아파트에는 코트가 있습니다. 저녁을 먹고 8시경, 코트에 나가면 아무도 없습니다. 박스볼을 치고 땀을 내는 일상을 매우 귀중하게 생각합니다. 아무도 없는 넓은 코트를 혼자 차지하고 있으면 부자가 된 기분입니다. 사람이 없으니 문제가 생길 일이 없습니다. 세상의 모든 문제는 사람과 사람이 엮이면서 만들어집니다. 공에만 집중하는 시간은 나만의 시간이고 집중의 시간이며 무념무상의 시간입니다.   운동을 같이 하는 사람끼리 모이면 동호회가 됩니다. 테니스에도 동호회가 있습니다. 복식을 위주로 경기를 하니 같이 운동을 하는 사람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테니스를 치려는 공동의 목적을 가진 사람들끼리 모입니다. 이해관계가 생길 틈이 별로 없고..

매일 에세이 2024.07.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