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시장 2

붉은 빛이 여전합니까. 손택수 시집. 창비시선440. 4

신록의 말 고등학교 시절의 일입니다. 봄볕이 너무 좋은 날이었습니다. 어떻게 시간이 났는지 기억은 나지 않지만 운동장 낮은 콘크리트 스탠드에 앉아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고 있었습니다. 얼마나 햇볕이 좋은지 모두가 교복의 목깃을 조이든 후크를 풀고 윗 단추 하나도 풀고는 갑갑한 가슴에 봄볕을 모았습니다. 겨울을 이기고 난 새싹처럼 한 녀석이 말을 했습니다. “이런 날씨에 놀지 않으면 하나님에 대한 모독이다” 같이 웃고 동조를 했습니다. 그러나 놀러 나간 친구는 한 명뿐이었습니다. 자유를 찾아 떠난 그 친구는 다음날 담임선생님에게 많이 맞았습니다. 어디 갔냐는 선생의 질문에 그 아이는 묵묵부답한 채 맞기만 했습니다. 제가 놀지 않으면 하나님에 대한 모독이라는 말을 기억한 것은 대학시절이었습니다. 교정을 흐르는..

매일 에세이 2024.01.01

역사가 되는 오늘. 전우용 지음. 21세기북스 간행 1

선생의 책, ‘민족의 영웅 안중근’, 그리고 ‘망월폐견’에 이어 책 두 권을 더 샀습니다. ‘역사가 되는 오늘’ 그리고 ‘내 안의 역사’입니다. 오늘 삶의 현장에서 일어나는 사건 사고의 의미를 해석하고 분석하여 비판과 각성을 통해 질문하고 답을 구하는 과정에서 더 나은 미래, 더 자유로운 미래, 더 민주적인 사회를 만들 결심을 하고 실천하게 하는 교재로 아주 유용하다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선생의 글은 위트와 교훈이 가득합니다. 그러면서도 글에 억압이 느껴지지 않습니다. 선생의 글을 좋아하게 된 이유입니다. ‘역사가 되는 오늘’의 부제는 ‘역사학자 전우용이 증언하는 시민의 집단기억’입니다. 가족모임과 국민의례, 국가와 정부의 구분 “가족모임에서 국민의례를 하는 최재형 씨 일가 사진이 화제입니다. 이 사진을..

매일 에세이 2023.09.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