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에세이

전쟁위안부에 대한 황현산 선생의 글

무주이장 2019. 12. 1. 12:30

황현산의 사소한 부탁 중에서

 

"전쟁위안부의 징집과 위안소의 운영은 넓게 보아 인류에 대한 범죄였고 좁고 구체적인 관점에서는 남성이 여성에게 저지른 죄악이었다~~~그들이 군국의 손아귀에 끌려갔건 제 발로 걸어갔건 그것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남자들이 남자 노룻 한답시고 일으킨 전쟁의 처참한 희생자라는 점에서는 한국소녀와 일본소녀의 차이는 없다. 소녀상의 한국 소녀는 한국 소녀이면서 동시에 중국 소녀이고 일본 소녀여야 하는 이유가 그렇다"

 

일본군의 위안소에는 일본의 창녀들이 있었다면서 이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한 것과 마찬가지로 한국에서 끌려간 소녀들도 그렇다는 주장을 하는 이영훈이나 이유연이나 같이 붙어먹은 사람들의 생각이 얼마나 저질스럽고 비인간적인지는 황현산 선생의 글을 읽어보면 알 수 있다. 저런 인간들이 학자니 하면서 거들먹거리며 호의호식한 세월이 너무 길었다.

 

세상의 지도자들이 가져야 하는 상상력은 저급해서는 안 된다. 그래서 황현산 선생의 다른 글도 하나 더 붙인다.

 

"나향욱 전 교육부 정책기획관의 저 유명한 '민중 개돼지론'이 등장했다.~~내게 가장 충격을 주었던 것은 '개돼지'라는 표현도 아니고 '신분제를 공고화시켜야 한다'는 그의 신념조차도 아니다. 그런 주장이나 표현은 토론이 가능하다. 놀라운 것은 늘 토론할 수 없는 것 속에 있다. 문제의 회식 자리에서 한 기자가 그에게 이렇게 말했다. "기획관은 구의역에서 컵라면도 못 먹고 죽은 아이가 가슴 아프지도 않은가. 사회가 안 변하면 내 자식도 그렇게 될 수 있는 거다. 그게 내 자식이라고 생각해봐라." 그는 어떻게 "그게 자기 자식처럼 생각이 되냐"라고 되물으며, "그렇게 말하는 건 위선"이라고 잘라 말했다. 세상에는 젊은 나이에 죽음을 맞은 구의역의 수리공을 진실로 제 자식처럼 여기는 사람도 많고, 그렇게 생각하면서도 자신이 위선자가 아닌지 자문하는 사람도 많고, 그렇게 생각하지 못하는 자신을 부끄러워하는 사람도 많고, 비록 위선적일지라도 그 생각을 마음에 새기려고 애쓰는 사람도 많다. 그 많은 사람은 제 생각을 버선목처럼 까 보일 수 없다. 그 사람들과 나향욱들은 끝내 만날 수 없다. 그것이 충격이다. 거기에는 견해의 차이가 아니라 상상력의 차이가 있다."

 

상상력이 남 달랐던 선생, 그래서 젊은이들에게 세상과 공감할 수 있게 도움을 준 선생은 작년 8월 8일 73세의 아까운 나이로 세상을 달리하셨다.

 

너무 많은 사람들이 아쉽게도 세상을 일찍 떠나고, 또 너무 많은 사람들이 징그럽게 오래 살아 세상을 오염시킨다.

이 또한 하나님의 숨은 뜻이 없지는 않으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