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박 구덩이마다 호박이 자라는 것이 다릅니다. 이렇게 잘 자란 놈을 보면 기분이 좋아집니다. 하지만 무엇 때문인지 성장이 더딘 녀석을 보면 바퀴벌레가 찾아온 듯 우울하고 미안해집니다. 조금 더 신경을 써서 흙도 북돋우고, 퇴비나 비료도 신경 써야 하겠습니다. 나이가 들어 수영하며 물먹기처럼 일을 못하지만 한 가지 일에 한정해 집중하면 잘할 수 있다고 믿습니다. 비록 테이블보로는 너무 작고 냅킨으로는 너무 큰 듯 일의 매조지가 엉성해도 작물은 약간의 정성에도 쉬이 감사하듯 대답하며 잘 자랍니다. 농사일은 말이면 말, 호랑이면 호랑이처럼 하면 됩니다. 한 번만 하면 모르는 일도 쉽게 배우고, 배운 걸 실천하면서 실력도 늡니다. 약간의 정성과 열심이면 떠돌이 난파선 같은 밭을 면할 수 있습니다. 어쨌든 풀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