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비 2

이제야 언니에게. 최진영 소설. 창비 간행

프랑스 올림픽이 절정에 이르고 있습니다. 엊그제 배드민턴 단식에서 금메달을 딴 안세영 선수가 인터뷰를 하면서 자신의 섭섭함을 토로했습니다. 기자들에게 좋은 먹잇감이 나왔습니다. “안세영 선수, 협회 직격” 이와 유사한 제목을 붙인 수많은 꼭지의 기사가 보입니다. 선수와 협회를 두고 양비론도 나오고, 어느 한쪽을 비난하기도 합니다. 조금 자중하면서 우선 협회에 대한 섭섭함을 이야기하는 선수의 말을 들을 필요가 있을 듯합니다. 선수보다는 협회가 선수 선발과 훈련 지원 등 많은 권한을 가지고 있는 갑의 입장이기 때문입니다. 불리한 약자(또는 피해자)의 입장과 그의 섭섭함을 충분히 듣는 것이 문제 해결의 출발이라고 믿습니다.   보통의 경우, 문제가 생기는 것은 강자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 경우 문제는 외부로 ..

매일 에세이 2024.08.07

칼자국, 김애란 소설, 창비 출간.

칼자국, 김애란 소설, 창비 출간. 자식은 애미와 영원히 같이 살 것처럼 까붑니다. 대들고, 미워하고, 애달파하면서도 사진 한 장 찍어 보관하지 않습니다. 왜 그럴까요. 시간이 자기편인 것만 알지 엄마의 편이 아닌 것을 모르는 게지요. 내가 누렸던 시간과 엄마가 겪었던 시간이 달랐다는 것을 아는 때가 엄마를 영정 사진으로 보는 때가 아닐까 싶습니다. 엄마를 그리워하는 매개물이 엄마가 평생을 썼던 칼입니다. 그 칼은 아버지의 무능력을 견디게 했고, 아버지의 정부를 알면서도 참아내는 힘이었습니다. 딸을 나무라면서 “배때지를 쑤셔버리겠다!”는 연극적인 나무람의 바탕이 되는 사랑이었습니다. 엄마의 칼 때문에 딸은 진정으로 배곯아 본 경험이 없다는 사실을 깨닫고 어리둥절해진 적이 있다고 고백합니다. 궁핍 혹은 넉..

매일 에세이 2022.07.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