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별 3

종이 동물원. 켄 리우 지음. 장성주 옮김. 창비 간행

요즘은 출신지가 어디냐 묻지 않습니다. 차별이라는 서리가 몸을 도사리게 하니까요. 서울에 와서 살면서 이제는 부산에 가면 쉽게 적응이 되지 않는 게 식당의 소란입니다. 얼마나 시끄러운지 앞에 앉은 일행과 이야기를 하려면 할 수 없이 목청을 높여야 합니다. 옆자리의 사람들도 목소리를 높여야 합니다. 그러니 식당 안은 더욱 소란합니다. 영화관에서 한 사람이 일어나면 줄줄이 뒷사람이 일어나는 현상과 유사한 일이 식당에서도 존재합니다.  서울에서도 간혹 시끄러운 식당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시끄러운 사람은 정해져 있습니다. 유독 시끄러운 말은 사투리일 경우가 많습니다. 전국 팔도 사투리가 들려서 시끄러운 게 아닙니다. 가슴 뿌듯한 고향 사랑이 짙게 뵌 사투리, 우월감에 젖은 사투리, 기득권을 가진 사투리만이 들..

매일 에세이 2025.03.05

오늘의 묵상 : 타인을 평가하면 안 되는 이유

오늘의 묵상 : 타인을 평가하면 안 되는 이유 “당신, 왜 사람을 평가하면 안 되는지 알아?” 아내가 갑자기 물었던 질문입니다. 갑작스러운 질문에 무슨 말이냐고, 대답을 않은 채 묻는 아내를 빤히 쳐다보았습니다. “둘째랑 전화를 하는데, 아이가 사귀던 남자애랑 헤어진 이유가 그 친구가 자꾸 남을 평가하는 것이 싫었다는 거야 그래서 내가 살다 보면 사람을 평가하는 일이 있기도 하다고 하니, 사람이 어떻게 다른 사람을 평가하느냐는 거야. 뭔가 내가 잘못된 것 같았는데, 그 이유를 잘 모르겠더라. 그런데 오늘 내가 성경 공부를 하던 중 그 이유를 알았어.” 보람찬 하루일을 끝마친 훈련병 같은 만족스러운 얼굴로 아내가 말하는 겁니다. “평가의 뜻을 생각하는 것에 조금 차이가 있을 뿐, 당신 말도 맞고 애 말도 ..

차이를 주장하며 차별을 행하다

차이를 주장하며 차별을 행하다 “아빠, 저는…사실 동성애자예요”화들짝 놀라 잠을 깼습니다. 동성애를 혐오하며 비난하는 사람들이 대부분 종교인이라는 것을 확인하고, 사랑과 독선이 공존하는 현실에 실망하며 나는 그러지 않겠다고 속으로 다짐을 했습니다. 동성애를 선택하는 것이 선택의 문제가 아니고, 자신도 어쩔 수 없는 영역의 것이라고 이해하고 싶었습니다. 동성애가 아직 어떤 이유에서 나타나는 것인지 확인된 것이 없음에도 바꿀 수 있는 선택의 문제라며 포기를 강요하는 믿음이 횡행하는 것에 때론 분노합니다. 그건 동성애의 문제가 아니라 남을 강요하는 범죄라고 생각하기에 그렇습니다. 강요의 세월은 지난 세월, 군사정권과, 보수를 가장한 극우의 세월로 족하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꿈이지만 두려웠습니다. 같은 이유로..

매일 에세이 2020.03.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