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주토끼 2

악몽을 파는 가게 1. 스티븐 킹 단편선. 이은선 옮김. 황금가지 간행

단지 유령이 나오고 악령이 나오고 귀신이 나온다고 해서 무서운 이야기는 아닙니다. 유령이 나와 닮았고, 악령이 어디선가 본 적이 있고, 귀신이 낯이 익으면 무서운 이야기가 됩니다. 인간 내면에는 여러 인간성이 도사리고 있다는 이야기를 듣습니다. 그저 그런 이야기로 듣다가 어느 날 문득 ‘죽이고 싶은’ 마음이 교교한 달빛 아래, 느티나무 그림자 밑에서 숫돌에 칼을 갈아 칼날이 설 때처럼 시퍼렇게 살아나면 보고 싶지 않은 다른 나의 존재를 인식합니다. 그게 유령이고 악령이고 귀신이라는 생각이 들 때 무서운 이야기가 됩니다.  정보라의 ‘저주토끼’를 읽고 비가 오는 밤마다 가로등 불빛 아래를 지나 집으로 와서 매번 반복해서 들려주는 이야기는 오늘 밤도 카페에서 술집에서 길바닥 시위장소에서 반복해서 들려옵니다...

매일 에세이 2025.03.14

QT. 사랑에 관하여 (요한일서 3 : 13-4장)

QT. 사랑에 관하여 (요한일서 3 : 13-4장) 우리는 형제를 사랑함으로 사망에서 옮겨 생명으로 들어간 줄을 알거니와 사랑하지 아니하는 자는 사망에 머물러 있느니라(요한일서 3: 14절) 정보라의 저주토끼에서 나오는 얘기입니다. 개인의 원한을 직접 풀기 위하여 남을 저주하는 물건을 만들지 않는 것이 가문의 불문율임에도 할아버지는 자신이 좋아하는 분을 파멸로 이끈 자를 저주하기 위하여 저주토끼를 만듭니다. 할아버지는 안개가 불빛을 막아 길도 잘 보이지 않는 달밤이나, 비가 으슬으슬 기온을 내리며 음산한 기운을 뿜는 밤이면 집으로 와서는 손자에게 토끼가 어떻게 저주를 여기저기 토끼 똥처럼 뿌리고 다녔는지 옛날이야기를 하듯 혼잣말을 합니다. 사랑하지 않으면 사망의 길에서 헤어나지 못한다는 성경 말씀에서 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