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만치 혼자서, 김훈 소설, 문학동네 중에서 ‘48GOP, 저만치 혼자서’ 6.25 때 전사한 할아버지의 유골 수습 문제를 꺼내자 할머니가 갑자기 윗몸을 일으키며 소리를 질렀다. “안 돼. 들쑤시지 마. 냅둬. 제발 냅둬.” 임하사가 근무하는 48GOP 임무는 망원경으로 강 건너 북한군 GP를 관찰해서 상황일지에 기록하고 영상을 컴퓨터에 저장하는 일이다. 북한병들은 움직이지만 임하사가 있는 쪽에서는 그들을 그냥 둔다. 단지 기록하고 저장할 뿐이다. 임 하사의 할아버지 임종석 이등중사가 소속된 대대가 51년 7월의 양성 지구 전투에서 궤멸되었다는 것은 당시 사단 전황일지에 기록되어 있다. 양성 지구 전투 지역을 발굴하니 한 구덩이에서 남북한 양쪽의 유품이 모두 나왔다. 북한군 AK소총의 총열과 아군 M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