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희재 2

문명의 충돌. 새뮤얼 헌팅턴 지음. 이희재 옮김. 김영사

새뮤얼 헌팅턴의 약력을 확인하던 중 그가 카터 행정부에서 국가안보보좌관(1977~1978)을 지냈다는 정보를 보고는 떠오르는 사람이 있습니다. 같은 카터 행정부에서 1977년부터 1981년까지 안보담당보좌관을 지낸 즈비그뉴 브레진스키입니다. ‘거대한 체스판(the grand chessboard)’이라는 책이 번역되어 읽었던 경험이 있습니다. 그때의 감상은 한마디로 ‘기분이 더럽다’였습니다. 세계를 하나의 큰 체스판으로 보고 국제적 역학관계와 미국의 전략을 소개하는 책으로 기억합니다. 미국의 행정부에서 근무했던 사람의 책이니 미국이 세계를 보는 시선을 잘 보여주는 책이라고 생각해서 읽었는데 일방적인 그들의 생각에 체스판의 졸이 된 우리나라를 보는 현실이 싫었습니다.    40여 년간 지속된 냉전 체제가 ..

매일 에세이 2024.07.07

파도가 바다의 일이라면, 김연수 장편소설, 문학동네

파도가 바다의 일이라면, 김연수 장편소설, 문학동네 “사람과 사람사이에 서로에 대한 이해를 가로막는 심연이 존재합니다. 그 심연을 뛰어넘지 않고서는 타인의 본심에 가닿을 수가 없어요. 그래서 우리에게는 날개가 필요한 것이죠. 중요한 건 우리가 결코 이 날개를 가질 수 없다는 점입니다.”(241쪽) 어머니에게서 버려져 해외로 입양을 간 아이가 자기를 낳았던 엄마의 땅, 진남에서 어머니를 똘똘 묶고, 얽었던 이야기를 찾아가는 소설입니다. 타인을 오해하여 미워하고 그래서 비극과 슬픔을 품고 뱉어내는 이유가 사람과 사람사이에 서로에 대한 이해를 가로막는 심연 때문이라고 작가는 주장하는 듯합니다. 심연을 건널 수 없다는 절망이 사람에게는 없는 날개를 희망하는 것이겠지요. 그렇지만 가질 수 없는 희망은 고문입니다...

매일 에세이 2023.04.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