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춘개 2

저만치 혼자서, 김훈 소설, 문학동네 중에서 ‘저녁 내기 장기’

저녁 내기 장기 ‘1947년생이면 68이란다. 지금은 76이겠다.’ 이춘갑이 68이든 76이든 이춘갑의 인생이 별다른 게 있다는 생각은 들지 않습니다. 시큰둥하다는 표현이 그럴듯한 지, 아님 무던하다고 해야 하는지 조금 생각하게 합니다. 이춘갑이 과거와 현재를 둘러보고 얼마 남지 않은 미래까지 고개 한 번 돌리듯 쉽게 일별하는 모습에서 저는 인생의 경륜을 봅니다. 경륜이라고 하면 대통령이라고 뽑았더니 바보짓을 하는 덜 떨어진 경륜이 아니라 인생의 지름과 둘레를 말하는 것입니다. 엊그제 개방된 북악산을 올랐더랬습니다. 서울의 중심지고 개방된 지 얼마 되지 않아선지 젊은이들이 많이 보였습니다. 맞은편에서 오던 젊은 처자 넷이 두런두런 말을 이으며 오고 있었습니다. 스쳐 지나가는 말이 아가미에 산소가 걸리듯이..

매일 에세이 2022.06.30

저만치 혼자서, 김훈 소설, 문학동네 중에서 '명태와 고래'

명태와 고래 1. 이춘개 사건 개황 원적이 강원도 어래진인 이춘개는 1950년 원적지 어래진에서 강원도 향일포로 피난을 하여 정착한 이주민이다. 이춘개의 소유인 서른 자짜리 연안 자망 어선인 ‘어래호’의 선주, 선장으로서 향일포에서 조업을 하는 자로 일상미상의 어느 날, 오후 3시께 향일포를 떠나 명태를 건지러 나간 후, 다음 날 새벽 어래진으로 들어간 자이다. 어래호의 선원은 이춘개를 포함해 모두 4명으로 1차 심문한 결과는 다음과 같다. 다 음 가. 어래호는 낡은 배로 엔진은 도요타 2기통 엔진을 장착했다. 나. 조업 당일은 늦은 오후부터 안개가 걷혀 시야는 양호했다. 다. 자정이 지나 조류가 세어지고, 새벽에 북동풍이 불어 조류가 북쪽으로 돌아섰다. 엔지의 힘으로 조류를 이기지 못했다. 라. 북쪽에..

매일 에세이 2022.06.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