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 내기 장기 ‘1947년생이면 68이란다. 지금은 76이겠다.’ 이춘갑이 68이든 76이든 이춘갑의 인생이 별다른 게 있다는 생각은 들지 않습니다. 시큰둥하다는 표현이 그럴듯한 지, 아님 무던하다고 해야 하는지 조금 생각하게 합니다. 이춘갑이 과거와 현재를 둘러보고 얼마 남지 않은 미래까지 고개 한 번 돌리듯 쉽게 일별하는 모습에서 저는 인생의 경륜을 봅니다. 경륜이라고 하면 대통령이라고 뽑았더니 바보짓을 하는 덜 떨어진 경륜이 아니라 인생의 지름과 둘레를 말하는 것입니다. 엊그제 개방된 북악산을 올랐더랬습니다. 서울의 중심지고 개방된 지 얼마 되지 않아선지 젊은이들이 많이 보였습니다. 맞은편에서 오던 젊은 처자 넷이 두런두런 말을 이으며 오고 있었습니다. 스쳐 지나가는 말이 아가미에 산소가 걸리듯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