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성여관 같았던 우리들의 집 월남으로 파병 간 직업군인 아저씨가 한옥 집의 주인이었습니다. 1년에 한 번씩 월남에서 나무 궤짝에 둘러싸인 소포가 오는 것을 보고 알았습니다. C레이션과 초콜릿, 짜기만 했던 크래커 비스킷이 마술처럼 궤짝에서 나왔습니다. 땅콩잼은 너무나 고소했습니다. 세상에 이런 음식도 있구나 감탄하면서 미국을 대단한 나라라고 생각했습니다. 기억은 건너뛰어 주인집 아저씨와 아줌마가 방바닥에 돈을 펼쳐 놓고 세던 것을 본 기억도 납니다. 무슨 일을 하셔서 그렇게 돈을 벌었는지는 몰랐지만 펼친 돈을 부부가 흐뭇하게 세던 모습은 문화적 충격으로 지금도 잊지 못합니다. 12 가구의 셋방 주인공들에게는 언감생심 꿈도 꾸지 못한 장면이었을 것입니다. 셋방 사는 주인공들은 늘 부족한 돈을 이유로 싸웠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