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반 데니소비치, 수용소의 하루', 알렉산드르 솔제니친,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13 내가 정녕 원하진 않았지만 자발적으로 들어간 논산훈련소에서 만났던 장정들의 기억은 정말이지 하나도 없다. 나처럼 밖에서 미리 까까머리로 입소한 소심한 장정도 있었지만, 국방부가 제공하는 무료 이발소를 이용하려는 강단이 있는 터벅 머리 장정도 있었다. 논산훈련소에 빈자리가 생길 때까지 대기하는 장소가 장정 대기소였다. 아직까지는 배가 고프지 않아, 타 온 밥과 국이 남았던 짧은 사나흘로 기억한다. 기억은 그것뿐이다. 1982년 4월 봄날이었다. 전국에서 모인 장정이었다. 군가 제목 그대로 우리는 팔도 사나이였다. 같은 내무반을 사용할 예정이었던 우리는 통성명을 하며 즐거이 인사를 하는 여유는 없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