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빛이 여전합니까 2

붉은 빛이 여전합니까. 손택수 시집. 창비시선440. 2

망원동 많은 세월을 살아낸 사람들의 특징이 있습니다. 때로는 그 특징들 때문에 세상이 어려워진다며 사라져 주길 바라는 사람도 있습니다. 공부머리가 있는 사람들이 책도 내고 입도 열어 수많은 사람들의 개개의 특성을 일반화하고는 그들 때문에 사회의 화합이 어렵고 협의를 통한 콘센서스 형성이 불가능하다고도 합니다. 정치적 성향이 다르다고 해서 좌우 두 쪽으로 쪼개는 것도 일반화의 오류 중 하나일 것입니다. 그런 사회를 살아가는 것은 스트레스의 연속입니다. 노인이 되어 “지금 가장 최대의 비극은 노인네들이 너무 오래 사는 것이다. 그러니까 빨리빨리 돌아가셔라”라는 말을 들으면 회한이 들까요, 아니면 화가 날까요, 묻는 것이 어리석을까요? 나이 든 지금까지 그들이 살아오면서 받았던 수모와 모멸감이 어디 한두 번일..

매일 에세이 2024.01.01

붉은 빛이 여전합니까. 손택수 시집. 창비시선440. 1

인위적으로 정한 나이테는 달력에서만 보입니다. 그 달력도 떼어지면 사라지는 듯하지만 기록이 있어 세월을 돌아볼 수 있습니다. 시인의 시도 세월을 따라 변하겠지요. 금년에도 시집을 읽으며 섬세함을 배우고 세상을 읽는 따뜻함을 계속 배우고 싶습니다. 이번 시집은 손택수 시인의 시집입니다. 송종원의 해설에 따르면 “시를 말하면 우울감을 떠올리는 사람들이 많지만 그런 시는 사실 반쪽짜리 시일뿐이다. 손택수의 시처럼 삶의 기쁨과 경이를 외면하지 않고 나아가는 감각이야말로 시가 꾸는 꿈이고 실제이다.” (117쪽) 시를 읽으면서 우울한 마음보다 기쁨과 경이를 느끼는 시간이 많으면 좋겠습니다. 먼 곳이 있는 사람 언제부턴가 걷는 것이 편하게 되었습니다. 버스를 타고 카드단말기에 교통카드를 인식한 후 사람들과 어깨를 ..

매일 에세이 2024.01.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