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희수 2

우린 정말 관심을 가졌을까? ‘목요일의 아이’, 시게마쓰 기요시 지음

우린 정말 관심을 가졌을까? ‘목요일의 아이’, 시게마쓰 기요시 지음 ‘하루히코가 꾸며 내던 빈틈없는 미소를 꾸짖을 자격 같은 건 내게 없다. 나도 진짜 웃는 표정을 하루히코에게 한 번도 보여준 적이 없었다.’ ‘나는 하루히코 앞에 무릎을 꿇었다. 무릎을 콘크리트 바닥에 찧은 순간 이상한 그리움이 느껴졌다. (중략) 신에게 기도를 드리고, 신의 은총을 받는 사람처럼. 나는 하루히코에게 말했다. “캡슐을…… 아버지에게 전부 줄래……?”’ 중2학년 남의 자식을 사랑하는 여자의 아들이라는 이유로 42살에 아버지가 되기로 했던 주인공이 아들에게 간절히 바람을 전달하는 대목입니다. 자신의 생명으로 세상과 맞서기로 결심한 것도 모른 채, 아들과 대화를 시도했지만 아들은 항상 빈틈이 없었습니다. 무엇이 잘못되었을까 ..

매일 에세이 2022.02.03

시사in읽기 : (장정일의 독서일기) 태초에 동성애가 있었다

시사in 읽기 : (장정일의 독서일기) 태초에 동성애가 있었다 트랜스젠더임을 밝힌 후, 사회로부터 배척당하던 사람들이 최근 자살을 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서로에게 삶의 기운과 용기를 잃지 말자며 격려했던 분들이 끝내 세상을 달리했다는 소식에 안타까움을 떨칠 수가 없다. 소설가 장정일도 ‘두 사람의 자살 소식을 접하고’ 시사in 독서일기란에 소개할 책과 주제를 바꾸었다고 글을 시작한다. 소설가는 사르트르의 (구토)에 대해 쓰면서, 주인공 로깡탱의 구토증은 그의 동성애적 기질과 연관이 있으며, 거기서 생긴 우울증이 세계를 구토로 체험하게 만든다고 말한다. 그는 우리가 익히 들었던 로캉탱이 어느 날 갑자기 실존의 위기를 느꼈으며, 그 배경에 실존의 위기가 있다는 동어반복을 거부하면서 사르트르가 갈리마르 출판사..

매일 에세이 2021.03.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