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 한 송이에 미소 짓다 작가는 들판 비탈에 누웠습니다. 들판의 풀들이 모조리 꽃망울을 터뜨렸습니다. 풀이 산들바람 속에서 허리가 끊어져라 웃고 있습니다. 너털웃음을 터뜨리는 풀도 있고, 입술을 반쯤 가리고 웃음을 참으려 안간힘을 쓰는 풀도 있습니다. 작가 곁에 꽃 두 송이가 있습니다. 한송이는 작가를 보면서 얇은 분홍빛 꽃잎을 펼치는데 웃음소리가 귓가에 들리는 것만 같습니다. 다른 한 송이는 고개를 돌려 얼굴을 가렸지만 웃음을 감추진 못합니다. 작가도 참지 못하고 웃기 시작합니다. 빙그레 미소 짓다가 하하하 웃음을 터뜨립니다. 황야에서 혼자 소리 내어 웃어보기는 그때가 처음이었다고 합니다. 한 번은 밀밭 남쪽에 있는 풀 속에서 자다가 웃었습니다. 작가는 한 조각 푸르른 풀밭이 너무 좋답니다. 더없이 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