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상 2

저만치 혼자서, 김훈 소설, 문학동네 중에서 ‘저녁 내기 장기’

저녁 내기 장기 ‘1947년생이면 68이란다. 지금은 76이겠다.’ 이춘갑이 68이든 76이든 이춘갑의 인생이 별다른 게 있다는 생각은 들지 않습니다. 시큰둥하다는 표현이 그럴듯한 지, 아님 무던하다고 해야 하는지 조금 생각하게 합니다. 이춘갑이 과거와 현재를 둘러보고 얼마 남지 않은 미래까지 고개 한 번 돌리듯 쉽게 일별하는 모습에서 저는 인생의 경륜을 봅니다. 경륜이라고 하면 대통령이라고 뽑았더니 바보짓을 하는 덜 떨어진 경륜이 아니라 인생의 지름과 둘레를 말하는 것입니다. 엊그제 개방된 북악산을 올랐더랬습니다. 서울의 중심지고 개방된 지 얼마 되지 않아선지 젊은이들이 많이 보였습니다. 맞은편에서 오던 젊은 처자 넷이 두런두런 말을 이으며 오고 있었습니다. 스쳐 지나가는 말이 아가미에 산소가 걸리듯이..

매일 에세이 2022.06.30

문상(問喪)

문상 아버지가 떠올랐다. 73살의 아쉬운 나이에 세상을 달리하셨다. 중환자실 침상에서 몸이 풍선처럼 부풀어 고통스러웠을 아버지가 기억났다. 의식이 있는지를 의사도 알지 못한다고 했다. 그러나 곧 돌아가실 것이라고 의사는 확진했다. 나는 의식이 있는지, 없는지 알 수 없는 상태에서 그냥 운명하실 아버지와 이별을 결심했다. 아내는 반대했다. “아버지” 내가 부르는 소리에 어떤 반응도 없다. “이제 몸이 제대로 작동을 하지않는답니다. 수액을 끊으면 바로 돌아가신다고 해서 끊지도 못해 몸피가 불어났습니다. 아마 다시 건강을 찾지는 못하실 것 같습니다. 우리를 키우고 보호하시느라 수고가 많았습니다. 이제는 맘 편히 가셔도 될 것 같습니다. 세상에 남은 걱정은 하나도 남기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혹시 남은 걱정이 ..

매일 에세이 2018.04.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