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정본’이란 말이 제목에 왜 붙었는지 궁금했습니다. 백석은 분단 이후 북쪽에서도 얼마간 작품활동을 했지만, 백석 시의 본령은 그 이전에 발표한 작품들에 있다고 합니다. (4쪽) 백석 시에서는 방언과 고어가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에 이것들을 모두 표준어로 바꾸면 시의 맛이 사라지고 맙니다. 이상적인 것은 원본에서 오자와 탈자, 편집과정에서 일어난 착오만을 고치는 것인데, 그 밖에 백석이 당시 제정된 맞춤법 규정을 충분히 수용하지 않아 일어난 표기의 혼란도 적지 않습니다. 그래서 백석 시의 원본에서 방언과 고어는 살리고 맞춤법 규정에 위배된 표기와 오 ∙ 탈자를 바로잡은 ‘정본’이 절실히 요구됩니다. 그렇게 만들어진 이 시집에 ‘정본’을 붙인 이유입니다. (4~5쪽) 김연수의 소설 ‘일곱 해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