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 4

디케의 눈물. 조국 지음. 다산북스 간행

시대를 정리한 노트 저에게 병이 하나 생겼습니다. 정치인이나 공무원의 가족이 뉴스의 중심에 나오면 지금처럼 힘 있고 건강하고 젊고 예쁜 모습이 아닌 고통으로 일그러진 모습이 자꾸 상상이 됩니다. 예를 들면 법무부 장관의 부인이 봉사활동을 하는 사진을 본 경우인데, 직업이 변호사이고 젊고 멋있는 모습의 여인이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변해 남편 탓에 아내와 자식들이 법적, 사회적으로 도륙되는 상황을 상상하는 병입니다. 가슴이 저리도록 아픈 가족의 비극에 시시덕거리는 사람들이 여기저기서 나오는 것을 상상하는 끔찍한 병입니다. 두 번 다시는 보고 싶지 않지만 세상인심이란 게 잔인하고, 지금 어떤 권력을 가진 사람이든 불문하고, 그가 믿을 사람은 어디에도, 아무도 없을 수 있으니 다시 일어나지 않으리 란 법은 없..

매일 에세이 2023.11.16

미스터 프레지던트. 탁현민 지음, 메디치미디어 간행 2

눈 어두운 사람들이 말하면 귀 밝은 사람들이 알게 되는 진실 탄소 중립 선언을 대통령이 했을 때의 일이라고 합니다. 대통령의 연설 상당 부분을 ‘흑백’으로 연출한 이유가 컬러화면 대비 4분의 1 수준의 데이터를 소모하는 흑백화면을 통해 이른바 ‘디지털 탄소 발자국’에 대한 경각심을 가졌으면 하는 의도였다고 합니다. 이 날 행사의 ‘콘셉트’ 중 가장 중요한 부분이 ‘흑백 연설’인 것이지요. 그런데... 국민의 힘에서 방송법 위반으로 저자를 고발했습니다. 고발 요지는 ‘방송법의 근본적인 취지를 무너뜨렸다는 것’이었습니다. 방송편성에 관하여 규제나 간섭(흑백으로 방송을 내보내라는 강제력을 행사했다고 주장합니다)을 한 죄에 해당한다는 주장이었습니다. 그런데... 대통령의 행사나 연설을 어떻게 제작해 녹화나 생방..

매일 에세이 2023.09.16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9. 서울편 1. 유홍준 지음, 창비

만천명월 주인옹은 말한다. 종묘를 소개한 후 저자는 창덕궁과 창덕궁 후원 그리고 창경궁을 소개합니다. 서울의 궁궐 중 경복궁과 덕수궁은 둘러보았습니다. 그런데 창덕궁과 창경궁은 아직 가지 못했습니다. 동궐도는 보았지만 동궐이 어딘지는 복잡한 궁궐 그림을 보면서 잊었습니다. 서울의 궁궐이 5대 궁궐이었다는 것도 이 책을 보고야 알았습니다. 관심이 이리도 없었던 사람이 역사에 관심 있는 척하고 다녔다는 것이 부끄러웠습니다. 그래서 이번 주말에는 창덕궁과 창경궁을 다녀올 생각을 했습니다. 책 표지에는 ‘만천명월 주인옹은 말한다’는 문장이 나옵니다. 만천명월이라면 만 개의 개울과 밝은 달이란 말일 겁니다. 주인옹은 주인 늙은이라는 말이지요. 만천과 명월의 주인 늙은이는 누구일까요? 답은 정조입니다. 창경궁 후원..

매일 에세이 2022.12.02

시사in 읽기 : 조경현 뉴욕대 교수 인터뷰 기사. 전혜원 기자

인공지능 최전선에서 편향과 영향을 논하다. 시사IN 읽기 : 조경현 뉴욕대 교수 인터뷰 기사. 전혜원 기자 인공지능의 세계적 권위자들이 나란히 손에 꼽는 차세대 톱스타는 1985년생인 조경현 뉴욕 대학 컴퓨터과학과 교수랍니다. 조 교수와 한 인터뷰 내용 중 눈에 쏙 들어오는 내용이 있어 정리를 해봅니다. 전 기자 : 최근 조선일보 인터뷰에서 상금을 기부하는 이유를 언급하며 “실제 능력 차이보다 아웃풋(결과) 차이가 작은 게 좋다”라고 말했습니다. 조경현 교수 : 일단 이 사람의 능력이 저 사람보다 더 좋다, 안 좋다 얘기하는 것 자체가 거의 불가능할 것 같습니다. 보통, 능력이라는 게 사회적인 프록시(대용물)를 써서 재는 거잖아요. 대학 입학시험을 잘 봤는지, 어느 회사에 입사했는지, 연봉이 얼만지, 사..

매일 에세이 2021.11.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