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초엽 소설 2

므레모사. 김초엽 소설. 현대문학 간행

“시간이 흐르면 어떤 죽음은 투어의 대상이 된다. 여행자는 자유롭게 넘나드는 존재이면서 침범하고 훼손하는 존재이기도 하다. 이 소설을 쓰며 그 사실을 생각했다.” (작가의 말 201쪽)  재난이 덮친 므레모사를 찾는 사람들은 그곳에 자진하여 귀환한 자들을 궁금해합니다. 재난현장을 도망치기에도 바쁠 텐데 오히려 스스로 귀환을 한다는 것이 호기심을 자극하기도 하지만 뭔가 석연치 않은 음모가 있지 않을까 의심도 합니다. 의심하는 자는 존재할 수 없는 곳이 므레모사입니다. 단내가 풍기는 도시, 암시가 냄새처럼 퍼진 도시, 그곳은 귀환자들과 방문자들이 공생하는 공간입니다. 의심하는 자는 살해되고, 의심하는 자는 추방되는 도시입니다. 암시에 걸려 바늘에 꿰어 사는 사람들은 전혀 고통을 모르고 탈출에 동의하지 않습니..

매일 에세이 2024.11.26

행성어 서점. 김초엽 소설. 마음산책 간행

미래의 이야기는 현재를 바탕 삼아 만들어집니다. 황당한 상상력을 마음껏 펼친 이야기의 실현 가능성을 의심, 부정하지 못하는 것은 오늘을 사는 우리들의 마음 때문입니다. 현실에 대한 불만을 미래에 풀고 말겠다는 의지에 마음이 불타기도 하고, 사람에게 실망하여 도저히 긍정적인 세계를 기대할 수 없는 안타까운 마음에 무간지옥 세상을 그리기도 합니다. 우리 태양계가 속한 은하계에는 수천 억 개의 별들이 존재하고 우리 은하계와 같은 우주가 역시 수천 억 개가 있다고 하니 외계인이 없다는 주장을 할 수도 없다며, 외계인이 지구를 공격하는 이야기도 있고, 외계인과 평화적인 교류를 하고자 노력하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작가의 글을 읽으면서 그의 상상력에 감탄하면서도 그를 따라 그가 이야기하는 가깝거나 먼 미래로 저의 발..

매일 에세이 2024.05.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