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방학 2

겨울방학. 최진영 소설. 민음사 간행 2

돌담 어린이용 장난감을 만드는 회사를 4년 넘게 일했던 그는 회사가 ‘프탈레이트 가소제’를 상습적으로 사용한다는 것을 알리고 회사를 그만둡니다. 그는 이 사실을 알리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그가 이미 부당하게 일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잊고 싶지만 월급이 통장에 찍힐 때마다, 사장이 돌돌 만 신문으로 그의 정수리를 치며 고함칠 때마다, 죄짓듯 휴가를 쓰고 명절 직원 선물로 남성 양말 세트를 받을 때마다 그는 모욕감을 쌓았다고 합니다. 돌담을 쌓듯. 돌담은 이질감을 가르는 상징입니다. 한 마을에서 거의 모든 정보를 공유하며 살던 사람들이 뉘 집에는 이 빠진 그릇이 몇 개인지도 아는 마을에서 일어난 사고로 딸을 잃은 부모에게 위로하는 이런저런 말들 속에는 절대로 하지 말아야 하는 말도 섞여 함부로 날아..

매일 에세이 2023.12.30

겨울방학. 최진영 소설. 민음사 간행 1

섬세함이 만든 불편 이겨내려면... 소설가나 시인의 마음은 섬세합니다. 사물이나 사건을 대할 때 그들은 함부로 재단하지 않습니다. 타인의 마음이 미묘한 변화를 보이면 이를 섬세하게 알아챕니다. 그러니 마음이 항상 편하지 않겠지요. 불편하면 사람은 편한 방법을 찾습니다. 개선이라고도 하고 개혁이라고도 합니다. 이기적인 편함은 그들을 불편하게 할 뿐입니다. 세상은 쉽게 개선되거나 개혁되지 않습니다. 다른 사람들의 힘이 모여야 변할 수 있습니다. 내 마음도 제대로 어쩌지 못하는데 타인의 마음까지 어떻게 쉽게 변화시킬 수 있겠습니까. 그러니 소설가나 시인은 항상 불편할 것입니다. 그 불편을 작품으로 표현하는 것이겠지요. ‘나의 아저씨’ 이선균 배우가 스스로 목숨을 버렸습니다. 타인의 삶을 연기하는 사람 또한 섬..

매일 에세이 2023.12.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