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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 동물원. 켄 리우 지음. 장성주 옮김. 창비 간행

요즘은 출신지가 어디냐 묻지 않습니다. 차별이라는 서리가 몸을 도사리게 하니까요. 서울에 와서 살면서 이제는 부산에 가면 쉽게 적응이 되지 않는 게 식당의 소란입니다. 얼마나 시끄러운지 앞에 앉은 일행과 이야기를 하려면 할 수 없이 목청을 높여야 합니다. 옆자리의 사람들도 목소리를 높여야 합니다. 그러니 식당 안은 더욱 소란합니다. 영화관에서 한 사람이 일어나면 줄줄이 뒷사람이 일어나는 현상과 유사한 일이 식당에서도 존재합니다.  서울에서도 간혹 시끄러운 식당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시끄러운 사람은 정해져 있습니다. 유독 시끄러운 말은 사투리일 경우가 많습니다. 전국 팔도 사투리가 들려서 시끄러운 게 아닙니다. 가슴 뿌듯한 고향 사랑이 짙게 뵌 사투리, 우월감에 젖은 사투리, 기득권을 가진 사투리만이 들..

매일 에세이 2025.03.05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11. 서울편3 사대문 안동네. 유홍준 지음. 창비 간행

해외여행을 자주 가셨던 분들은 우리나라에서 흔히 보지 못하는 풍경을 보는 여행은 곧 시들어졌다고 말씀을 하십니다. 오늘도 인터넷이고 홈쇼핑이고 해외여행 상품을 소개하느라 정신이 없습니다. 해외여행이라고는 부산 영도를 간 것이 고작이라고 농담을 할 정도로 경험이 빈약한 저는 ‘부러우면 진다’는 생각에 아마도 해외여행의 즐거움보다는 심상함이 귀에 쏙 들어왔던 모양입니다. ‘해외여행이 그저 그렇대’  오래전 당시에 일본인들의 유명 관광지라고 했던 유후인을 갔을 때 다정한 마을의 기억은 짧고 여행을 같이 한 후쿠오카에 계셨던 이웃의 기억만 남았습니다. 태국 파타야에 갔을 때는 봉고차에서 설핏 인사한 다른 가족과 어색한 여행을 같이 한 떫은 기억만 남았습니다. 푸른 바다, 열대어를 구경했던 스노클링의 기억도 남았..

매일 에세이 2025.03.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