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둑 맞은 집중력 1. 요한 하리 지음. 김하현 옮김. 어크로스 간행

프롤로그: 우리 집중력에 실제로 일어나고 있는 일

 

  아이들 손에 핸드폰을 쥐어 줄까 말까 고민하는 부모들이 많다는 얘기는 들었습니다. 세상이 흉흉하니 아이들의 손에 폰이 없으면 부모가 오히려 걱정이 태산 같아지니 지켜지지 않을 약속을 하면서 이미 핸드폰을 줬을 겁니다(처음 스마트폰을 가지는 평균 나이는 9.4세입니다. 시사인 908호. 우리 아이 폰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나 기사). 아이들만의 문제도 아닙니다. 운전 중 핸드폰을 사용하는 것은 혈중알코올농도 0.05와 같다는 연구결과도 있다고 하니 제가 출퇴근하는 영동고속도로에는 음주운전자가 가득 도로를 메우고 있습니다. 고속도로순찰대에 운전 중 핸드폰 사용으로 걸린 적이 있었습니다. 짙게 선팅이 되어 내부가 보이지도 않는 차 안에서 운전자가 폰을 사용하는 것을 어떻게 알았는지 물었더니, “속도가 느려집니다” 답을 들었습니다. 그리고 지나가는 차들을 보니 여기저기 온통 폰사용자들이었습니다. 주의력이 결핍되어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제는 폰이 없으면 세상에서 고립이 될지도 모른다는 걱정을 하며 살게 되었습니다. 포스팅한 내 사진과 내 글에 ‘좋아요’와 하트를 받지 못하면 우울해지기도 합니다. 정보는 생성과 동시에 전달됩니다. 넘치는 정보를 취사선택하는 자유의지가 넘칠 것 같습니다. 그런데 그렇지 않다고 합니다.

 

 모나리자 그림을 보기 위해 모인 사람들이 어깨싸움 끝에 그림 앞에 도착하면 돌아서서 그림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고 나온답니다. 엘비스 프레슬리의 저택인 그레이스랜드에 온 사람들은 건네받은 아이패드를 통하여 그레이스랜드를 관광한다고 합니다. 이어폰을 끼고는 아이패드의 안내에 따라 아이패드 화면으로 그레이스랜드를 구경한다고 합니다. 유명한 그의 집에 온 것도 잊어버리고 실물이 아닌 화면을 본다는 겁니다. 몇 시간 애를 써서 정상에 도착하여 산 아래를 굽어보고 넘실거리는 산들을 봅니다. 사진도 남깁니다. 이걸 보려고 힘들게 올라온 것에 스스로 감탄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은 풍경을 즐기는 시간보다 정상을 알리는 이정표 앞에서 사진을 찍기 위해 긴 줄을 섭니다. ‘남는 것은 사진뿐이다’라는 금언을 굳게 지키며 그 좋은 풍경을 보는 시간을 빼앗깁니다.

 

 저자는 집중력의 분열을 책에서 다루려고 하는 이유 3가지를 주장합니다. 첫 번째는 개인 차원에서 산만함으로 가득 찬 삶은 훼손된 삶이라는 것이고 두 번째는 집중력의 분열이 개인에게만 문제를 일으키는 게 아니라 사회적으로 문제해결 능력이 떨어져 온전히 기능하는 사회를 만들 능력을 잃어버린다는 주장이며 세 번째는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이해하면 그것을 바꾸기 시작할 수 있다는 희망 때문이라고 합니다. 이러한 위기는 인간이 만든 것이며, 우리의 힘으로 없앨 수 있다는 희망을 얘기합니다.

 

 비만은 50여 년 전에는 매우 드물었지만 오늘날에는 서구 세계의 유행병이 되었습니다. 비만이 생긴 것은 우리가 갑자기 탐욕스러워지거나 방종해져서가 아니다는 주장을 조엘 닉 교수는 말합니다. “비만은 의학적 유행병이 아닙니다. 사회적 유행병이죠. 예를 들면 사람들이 먹는 음식의 질이 나쁘기 때문에 사람들이 뚱뚱해지고 있는 거예요.” 조엘은 집중력에도 이와 비슷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을지 모른다고 말했습니다. 현재 우리가 “집중력 문제를 유발하는 문화”를 만들고 있지는 않은지 물어야 한다고 믿게 되었다면서 “사회가 사람들을 종종 이 지경으로 몰고 가는 것은, 사회에서 제대로 기능하지 않는 구체적 요소가 유행병을 일으키고 있기 때문은 아닐까요?” 묻습니다.

 

 저자는 집중력 저하가 주로 나나, 여러분이나 여러분 자녀의 개인적 실패가 아니라는 강력한 증거를 찾아냈다고 주장합니다. 이제 그의 주장을 하나씩 읽도록 하겠습니다.

제가 찍은 사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