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는 얘기는 또 다른 먹는 얘기로 이어지고, 그러다 유치해진다. “그렇게 친해진 후 작가들이 주로 무슨 얘기를 나누느냐. 대부분 먹는 얘기다. ~ 먹는 얘기에 관한 한 창작촌도 군대나 감옥에 뒤지지 않는다.” (149~150쪽) 작가의 경험은 이제 내게도 상식이 되었다. 오래전 고등학교 교사를 하는 친구에게 물은 적이 있었다. 교무실에서 선생들끼리 모이면 전공분야가 다양해서 여러 가지 재미있는 얘기들이 많지 않냐고. 그랬더니 그 친구 대답이 그랬다. “선생들끼리 모여서 얘기도 잘하지 않지만, 나오는 얘기들도 유치하다” 그때 내가 깨달았다. 세상살이가 원래 유치하다는 것을. 책을 읽으면서 작가가 얘기하고 싶은 음식 이야기에서 벗어나 유치한 세상을 혼자 헤맸다. 김밥을 썰지 않고 통으로 들고 먹는 것도 좋아..